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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동 Mar 09. 2021

[수원] 카페 도안 Cafe Doan

멋진 도안과 맛있는 커피

방문일자 : 2020. 06. 17

마신 것

에티오피아 유크로

온두라스 라 카바나스




어딜 가서 뭘 마셔도 권태로웠습니다. 네, 그런 것 치고는 열심히 다닌 거 저도 압니다. 그래도 아직 밀린 게시물이 많습니다. 아무튼 오랜만에 만족감을 느낀 곳, 카페 도안입니다.



도안 사진을 보니 볕도 잘 들고 창문 너머로 녹음도 우거졌길래 당연히 1층에 있는 줄 알았습니다. 헌데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도 상으로는 도착했다는데 아무리 돌아봐도 보이지 않더라구요. 답은 3층이었기 때문입니다. 낫 놓고 기역자를 잘 못 읽는 편입니다.



우와, 넓다! 우여곡절 끝에 입장한 도안의 첫인상입니다. 좌석 개수에 욕심을 부리지 않아 자리마다 간격이 널찍해서 더 그래 보였을까요? 어두운 나무 재질 가구들과 라탄 그리고 식물들이 큰 유리창을 통해 빛을 받는 모습은 포근했습니다. 정신 차리고 주문하러 가니 카운터에는 영롱한 라마르조꼬와 다양한 베이커리류들이 반겨줍니다. 머신에는 떡하니 미국 포틀랜드의 로스터리 'heart'의 커피를 제공한다는 안내판이 걸려있었습니다. 집에서 직접 내려보기만 했었는데, 전문가의 손길을 거친 커피를 마시려니 설레지 뭡니까. 에티오피아 유크로 아이스 필터 커피와 휘낭시에를 주문했습니다.


serving heart. 마음으로 서빙한다는 이중적 뉘앙스가 풍기는 건 저만의 착각일까요.


유크로는 꽤 특이합니다. 배전도도 좀 있고 생강 쿠키 뉘앙스가 있습니다. 보통의 에티오피아 워시드 커피는 주로 시트릭하고 캔디 같은 맛이 나는데요, 스타일이 정말 달랐습니다. 휘낭시에의 달걀 향과 아래에 깔린 캐러멜은 재미있는 식감과 맛을 자아냅니다. 최근 먹은 휘낭시에 중 No.1입니다.


에티오피아 유크로(좌) 휘낭시에(우) 


그냥 집 가기 아쉬워 온두라스 라 카바나스 에스프레소도 주문했습니다. 설탕과 탄산수가 같이 나온다니! 이토록 완벽한 서빙이 어딨습니까! 당연히 어딘가엔 또 있겠죠. 데미타세가 아닌 점은 아쉬웠습니다. 맛은 기억이 안 나는데 좋았습니다. 1/3 정도 남기고 설탕 타 먹으면 천국으로 간다 간다 뿅간다인거 아시죠?


온두라스 라 카바나스 에스프레소



물 마시러 가는데 바리스타분께서 오늘 커피 너무 많이 드시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십니다. 마음속으로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너무 커덕같아 보일까 봐 맘과는 다르게 말했는데 기억이 잘 안 납니다. 그것 말고도 맛은 어떤지 계속 여쭤봐 주시고.. 암튼 베리 카인드니스 오브 친절이라 나갈 때까지도 무척 기분이 좋았습니다. 또 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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