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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동 Mar 09. 2021

[명동] 로투스 랩 LOTUS Lab

따듯한 커피 소통

방문일자 : 2020. 06. 03

마신 것

아이스 필터 커피 | 콜롬비아 비야 벤츄리아 게이샤 무산소 내추럴

에스프레소 | 에티오피아 모모라




비탈길에 자리잡은 로투스랩은 자칫 지나치기 쉽습니다.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사이에 입구가 있거든요. 간판을 아는 사람은 금방 찾겠지만 저는 삼 초 정도의 스캔 과정을 거쳤습니다. 매장 이름은 알았지만 초행길이었기 때문이에요.



어렵사리 문을 찾아 열고 들어가서 처음 본 광경은 예닐곱명의 손님들과 사장님께서 대화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내부는 지극히 바 중심의 구조인데요, 모든 좌석이 카운터를 향해 있습니다. 사장님과 마주봐야만 합니다. 머신 뒷자리가 있기야 있지만 그래도 전형적인 다찌석입니다. 이런 배치다 보니 바리스타와 손님 간의 소통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어라, 이 가게 재밌습니다. 메뉴판에 그 흔한 원두 이름조차 없고 블랙, 화이트같은 카테고리만 있습니다. 원두를 고르고 싶어 어떤 것이 준비되어 있냐 여쭤보니 좋아하는 커피 스타일은 무엇인지 되물어보십니다. 제 기호에 맞춘 커피를 내려주시는게 방식이라시면서 말이죠. 평소 취향을 이야기하고 자리에 되돌아가 앉았습니다. 베리, 시트러스 같은 노트를 가진 커피가 나오길 기다립니다.



 커피가 나왔습니다. 마셔보니 무산소 느낌이 물씬, 그러나 발효취는 과하지 않았습니다. 더웠던 날씨 덕분에 금방 다 마셨습니다. 많았던 손님들은 그새 전부 나가셨고, 등받이가 필요해 옆자리 편한 의자로 옮겼습니다. 얼핏 에티오피아 모모라 뉴크롭 이야기를 하시는 걸 듣고(엿듣지 않았음, 청력이 우수한 편) 에스프레소로 주문했습니다. 두번째처럼 서빙되었구요. 기본적으로 설탕이 들어가 있는 점 마음에 들었습니다. 과일 캔디 같은 맛이 나거든요.


첫 잔으로 마신 아이스 커피(좌) 뒤이어 마신 에스프레소(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는데 얄팍한 지식으로 아는 척 하느라 힘들었습니다. 저같은 커알못이 하는 헛소리들도 잘 받아주실 만큼 친절하신 사장님입니다. 커피맛은 이거 정말 아이로스터 400으로 볶은 게 맞는지 의심갈 정도로 괜찮습니다. 스페셜티 커피 좋아하신다면 분명 재미있는 시공간을 제공할 로투스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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