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지개를 본 적이 있나요?
무지개를 본 적이 있었던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나의 기억으로는 2001년 복학 전 어느 여름 호주에서 일하던 친구의 초대로 한 달간 있었던 호주에서였다.
정확히는 뉴질랜드라고 해야 하는데 호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뉴질랜드의 첫 관문이라고 일컫는 오클랜드에 도착하고 나서 얼마 있지 않아서였다.
오클랜드에 도착했을 때 잠시 내리던 비가 그치고 친구와 대충 끼니를 때운 후 퀸스타운으로 가기 위해 미리 렌트한 차를 타고 내려가는 도중 창문 밖으로 보이는 그 선명하고 거대한 무지개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우와 J야! 나 저렇게 큰 무지개는 처음 본다."
"나는 뭐 자주 봐서 이젠 별 감흥이 없다."
"근데 진짜 그 동화에서 나오는 그 거대한 무지개 같다. 진짜 무지개 끝에 황금 단지 있는 거 아냐?"
친구는 호들갑 떠는 내가 신기했는지 피식하고 웃고는 한마디 한다.
"야 너 같은 넘이 그렇게 호들갑 떠니까 이상하다. 너 같은 넘에게도 동심이 있었던 게냐?"
어찌나 컸던지 한참을 달렸는데도 사라지지 않았다. 무지개와 관련된 내가 알고 있는 온갖 전설들이 떠올랐다.
그 이후 그 무지개가 나의 눈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눈을 떼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올해 발표된 Bertrand Renaudin Trio의 신작에 수록된 'Rainbow'를 듣다가 문득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음반 타이틀이 '구름의 유혹'이다. 무지개는 구름의 유혹에 이끌려 세상에 화려한 일곱 가지 색깔로 몸체를 드러내고 있는 건가 하는 어처구니없는 생각도 해본다.
어릴 적 봤던 그 무지개는 다 어디 간 것일까?
문득 내가 나이 들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맘 속에서 사라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
물론 그렇진 않겠지...
이건 분명 현시대를 살아가면서 미세먼지, 환경오염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비 온 뒤 하늘을 보는 여유가 없어서가 아닌지 하는 또 다른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