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의기쁨 Jul 27. 2024

대화: 콘트라스트 II

낯선 상상 #16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온통 어둡게 보인다네!"


입술을 쭉 내밀고 턱을 쓰다듬으며 듣다가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말했다.


"신기하구먼. 자네는 어떻게 세상이 어둡게 보일 수 있는 건가?"


그렇게 보인다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어둡게만 보이는 것은 아니라네.

어둡게 보이는 그 세상에는 그저 어둠만이 존재할 거라는 편견을 가질 수 있겠지.
하지만 내가 바라보는 그 어두운 세상에는 정말 많은 것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네.

고요함도 공존하고 있지.

더 재미있는 것은 그 속에서 행복도 보인다네.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아이의 웃음소리, 가족들의 행복한 대화 같은 것도 들리기도 하지.

아 물론...
모두 그런 건 아니네...

때론... 슬픔도 보이기도 하지.

자네가 바라보는 세상에는 뭔가 바쁘게 돌아간다고 하지 않았나?
여기는 반대로 휴식도 존재한다네.

하지만 어두운 면도 상당히 많이 보이곤 하지.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마음이 아프다네.

그렇다고 해도 나는 그런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진 않는다네.


"음...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라..."


Vincent Bourgeyx/Pierre Boussaguet/André Ceccarelli - Blue Forest (2012년 음반 Hip)


"모든 것을 꼭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지. 세상의 순리라는 것이 그렇지 않나? 자네와 나처럼 말일세"


"하하하. 그렇지. 세상의 순리라는 것이 그렇지."


"자네 같은 어둠과 나 같은 빛은 결국 세상의 순리가 아닌가?"


어둠은 턱을 쓰다듬으며 다시 고민하다가 물었다.


"그래서 그게 더 이상하다는 거네. 나는 어둠인데 왜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온통 빛으로 가득 차 있냐는 거지."


"너와 나는 떨어질 수 없는 사이라네.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게 되는 거라네."


어둠은 턱을 쓰다듬다가 손사례를 치며 말했다.


"더더욱 이해할 수 없구먼."


"그래도 이렇게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알아가는 거 아니겠는가!"


그렇게 둘의 대화는 끝이 났다.



신은 어쩌면 우리 인간을 서로를 바라보도록 만드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마주 보는 것뿐 아니라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도 한다.

하지만 홀로 성장하고 설 수 있는 인간은 없다.

서로를 바라보고 좋은 면과 때론 나쁜 면을 보게 되면서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서로가 동기부여가 되어 삶을 이어가기도 한다.

서로를 통해 발전하고 나아가는 게 원래 우리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
이전 15화 대화: 콘트라스트 I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