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 얹기
오늘 아침 회사에 출근했는데 출근하자마자 들려온 이야기 주제는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님이었다.
나의 경우에는 워낙에 여러모로 화제가 되었던 <소년이 온다>때문에 한강 작가를 알게 되었지만 노벨 문학상을 받을 거라고는 솔직히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다.
근데 이 작품이 노벨 문학상 수상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고 하니 기분이 묘하긴 하다.
1995년 고등학교 2학년 담임은 국어 선생님이셨다.
당시 우리들에게 문학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셨던 그분이 어느 날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언어는 너무나 다양한 표현들이 있어서 다른 언어로 번역하기 쉽지 않아.
같은 것을 바라볼 때 사람마다 전부 표현을 다르게 할 수 있다는 거야.
예를 들면 누군가는 '푸르스름하다'거나 '푸르뎅뎅'같이 다르게 표현을 할 수 있지.
'Bluish'라는 단어로 대체가 되겠지만 특유의 어감과 정서를 표현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생각해.
한국인들 특유의 감성, 한 이런 것들 말이야.
그래서 국내에서 뛰어난 작품들이 다른 언어로 번역되었을 때 그 느낌을 잘 전달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게 나의 생각이야.
그래서 한국은 노벨 문화상을 받기는 아마 힘들지 않을까?"
예전 고은 시인이 한참 노벨문학상 후보로 많이들 거론할 때 고등학생 당시 들었던 저 이유 또는 변명을 많이 들었던 거 같다.
하지만 <소녀가 온다>는 그보다는 어쩌면 시대를 관통한 역사적 주제에 좀 더 집중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것이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온 게 아닌가 싶다.
대단하다!!
정말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것을 기념하여 글을 쓰는데 별 노력을 들이지 않고 숟가락 얹기 신공을 해본다.
그나저나 문득 이 당시 정말 좋아라 했던 Hootie & The Blowfish의 'Let Her Cry'가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