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퍼니제주 김철휘 Sep 11. 2024

당신이라면 1m 안에서 살아지겠어요?

너는 내 마음의 훈련사 6화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인 수준은 동물이 받는 대우가 어떤 지를 보고 알 수 있다.
- 마하트마 간디


배려를 잊은 사람들


운영하고 있는 '보기도기' 매장으로 출근하려면 어떤 회사 앞을 지나가야만 한다. 회사는 차도를 끼고 제법 넓은 땅의 회사 부지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그 회사 앞을 지날 때마다 마음이 무척이나 불편해진다는 것이다. 이유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차량 운행상 안전 문제를 들 수 있다. 회사 앞 도로는 차량 2대가 아슬아슬하게 지나갈 수 있는 1차선 도로다. 서로 다른 방향의 차가 교차할 때는 조심해서 운행해야 하는 곳이다. 좁고 위험한 도로인데 해당 회사의 승합차며 용달차, 심지어 3톤 트럭 수준의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문제는 차들이 커브 구간에까지 줄지어 서 있어서 사고의 위험이 더 크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그곳을 지날 때면 잔뜩 긴장된 마음으로 운전을 하게 된다. 


이런 상황을 겪고 있는 게 벌써 8개월째인데 개선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신고정신 투철한 사람들은 다 어디로 숨었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민원이 발생해도 사업주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불법주차를 진행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정말이지 '해당 업주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전부가 1미터인 강아지들


시골개, 1미터의 삶 (출처 : EBS)

그 회사 앞을 지날 때마다 마음이 불편해지는 두 번째 이유는 입구에 묶여 있는 '1미터 강아지들' 때문이다. 단번에 보아도 묶인 줄이 2미터가 채 안 되는 길이다. 온종일 바깥에서 차들의 매연과 먼지를 뒤집어써서 인지 강아지들의 몰골은 꾀죄죄한 거지꼴이다. 변변치 않은 개집 하나 없이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 햇빛을 그대로 받고 있는 녀석들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드는 건 무관심한 사람들을 향한 녀석들의 반응이다. 간혹, 건물에서 누구라도 나올라치면 개 두 마리는 양쪽에서 너무나도 반갑게 꼬리를 친다. 하지만 눈도 마주치지 않고 사람들이 지나간다. 그래도 녀석들은 계속 꼬리를 치며 반가움을 표현한다. 그럼에도 반응 없이 그 사람들은 지나간다. 그제야 녀석들도 사람의 손길을 포기하고 조금이라도 그늘이 있는 곳을 찾아 맥없이 드러눕는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저럴 거면 왜 키우는 거지?’라는 의문이 든다. '혹여나 신고라도 해야 하나’라는 마음이 들기까지 한다. 밥은 제대로 주는 건지? 물은 제때제때 챙겨주는 건지도 궁금하다. 혹시 사업주가 다른 목적(?)으로 이들을 키우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 섞인 불안도 엄습한다. 



강아지들에게 자유를 허락하라!


강아지들은 활동적이고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다. 충분한 공간과 자유로운 활동이 필요한 이유다. 1미터 줄에 묶여 있는 강아지는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너무 좁아서 크게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신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개를 대하는 마음, 동물들을 대하는 자세를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가 어떤지 알 수 있다고 한다. 강아지들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 개들을 돌 같은 무생물로 치부하며 학대하는 사람들은 필연 인간을 상대로도 그럴 수 있다. 해당 사업장 앞에 무차별하게 서 있는 차들과 널브러져 있는 고물들을 보면 타인의 안전에 둔감한 사업주의 행태가 일면 이해가 된다. 



작은 개에게 하는 하나의 배려가 지구를 살린다. 


또복이를 키우면서 동물을 포함해 지구 생태계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작은 생물 하나는 물론 지구를 둘러싼 환경 모두가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진다. 생물들이 멸종되어 가고 대기와 바다가 병들어가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생명들과 다른 사람들, 내가 속한 환경에 대한 배려다. 배려를 잃고 나 좀 더 편하자고 하는 행동들이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을, 사람들을, 이 공동체를, 더 나아가 이 지구를 헤칠 수 있음을 심각하게 고려할 때다. 


"그러니 사장님! 이제 차들 좀 치워주시고 우리 강아지들 잠깐이라도 산책 좀 시켜주면 안 될까요?"


이전 06화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