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잘도 간다

알아보지도 못했지

by 내복과 털양말

아들에게,


우린 아직 네 할머니할아버지댁에 있어. 네가 꼭 두 밤 자고 집에 가고 싶다고 해서 엄마가 오늘 가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 참았지. 덕분에 오늘 낮에는 예술의 전당에 가서 전시도 보고 또 국악박물관에 가서 나도 춤꾼 코너에서 전통춤도 췄어. 너는 신이 났는지 노래도 흥얼거리고 많이 뛰더라.


오늘은 네가 좀 일찍 자려나? 어제는 많이 뒤척이다가 늦게 잠들던데. 집이 주택이라서 춥네 어쩌네 해도 역시 홈 스위트 홈이라고 내 집이 최고지. 내일은 집에서 푹 자자. 오랜만에 엄마아빠는 서울을 돌아다니면서 많이 변한 모습에 많이 웃었어. 신용산역 앞이 그렇게 변했을 줄이야. 그곳으로 출퇴근하던 엄마였는데, 너무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거기가 거기였는지 알아보지도 못했지 뭐야. 세월이 잘도 간다.



한복 입은 네 모습이 너무 어울려. 국악박물관에서 정좌하고 거문고 퉁겨보는 모습이 그림 같더라. 엄마는 세월이 아무리 가도 그 모습은 잊히지 않을 것 같아.




사랑해.

네게 따뜻한 가족이 있어서 다행이야.

엄마가.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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