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끝의 세상

김기훈의 아침에 쓰는 우표 한장 생활 칼럼

by Kimkihoon

스위스의 우표 발행은 디자인적으로 그 소재와 기술에 있어서 혁신적이고 가히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기발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특히 내가 소장하고 있는 한장의 우표는 근래 들어 가장 쇼킹한 우표이자 인간의 가장 직접적이고 철학적인 소재의 우표이다.

혀가 가진 다섯 가지 주제가 있는 이야기

첫째 맛을 느끼는 미각의 생리학

아기가 태어나면 우리 몸의 부분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부위는 바로 혀이다. 유두와 혀는 서로 그 위치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생명의 활동을 교환한다. 우리가 혀로 인해 맛을 느끼는 이유는 바로 혀가 가지고 있는 생리학적 기능이다. 오미(五味)는 다음과 같은 우리 몸의 작용을 하는데 신맛은 몸의 생기를 높여 상쾌한 기분이 들게 하며 단맛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하고 포만감을 주는 뇌의 작용을 돕고 짠맛은 우리 몸이 땀을 통해 배출되는 근력의 활동을 도와준다. 쓴맛은 가슴에서 느끼는 감정을 조절하며 단맛을 높여주는 고진감래(苦盡甘來)의 역할도 한다. 매운맛은 땀을 내고 기를 순환시켜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게 하는 효과가 있으나 엄밀하게 말다면 통증에 가깝다. 오미는 서로 보완적인 작용을 하며 혀는 맛을 느끼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다.

둘째 말을 하게 도와주는 조력자

언어학에 있어 혀는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하는데 발음을 하기 위해서는 혀의 길이와 움직임이 매우 중요하다. 혀가 짧으면 매우 귀여운 소리를 내는데 어린아이에서 성인으로 되면서 가장 확연하게 변하는 곳 또한 바로 혀이다. 혀는 말을 하게 해주는 조력자로 예부터 인간이 조심해야 할 것으로 말의 혀끝 기록의 붓끝 행동의 칼끝을 들고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언어와 표현이 있지만 말을 잘 못해서 신세를 망치는 경우를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우고 있다.

셋째 건강을 나타내는 신호등

건강한 혀는 보통 옅은 분홍색 혹은 약간 흰색이 섞인 분홍색을 띠는데, 혀의 등 쪽(입천장과 닿는 쪽) 표면의 전체 혹은 넓은 부위에 걸쳐 하얗게 혹은 검게 변하거나 털이 난 것처럼 보이는 증상을 설태라고 한다. 주로 흰색이나 회백색, 혹은 누런 빛을 띠는 흰색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백태라고 부른다. 검게 보이는 경우 흑설 혹은 흑모설이라고 부른다. 세균이나 곰팡이가 원인인 경우가 많고, 담배나 복용하는 약물에 의해 변색이 되는 경우도 있다. 혀는 이러한 경고를 통해 우리 몸의 상태를 나타내는 신호등과 같은 역할을 한다.

넷째 사랑을 나누는 비너스의 율동

고대 그리스인들은 혀가 가진 인간의 에로티시즘적인 요소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키스의 기술에 있어 혀는 매우 중요한 감각 작용을 하며 전위예술적인 표현을 담당한다. 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05-1980 프랑스 철학가)는 그의 저서 <존재와 무에> 이르기를 나와 타인의 기본적인 관계를 서로 상대방을 지배하고자 하는 <상극>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그 구체적인 태도의 하나로서 내게 있어서의 타자의 대상성을 통해 타자의 자유로운 주관성을 탈취하고자 하는 시도가 '{성적} 욕망'이며, 애무란 바로 그 '{성적} 욕망'을 표현하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애무라는 용어는 혀의 율동을 가장 활발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예로서 볼 수 있다.

다섯째 보이지 않지만 가장 극렬한 부위

“혀를 내두른다.”

우리말에 이런 뜻으로 쓰이는 신체기관은 여럿 있지만 혀만큼 인간의 감정을 표현한 부위는 많지 않다. 세상을 살면서 혀를 차거나 내두르는 일은 수없이 많지만 요즘 정치인들이 내미는 행동들은 국민을 약 올리고 기만하는 “메롱”에 가깝다. 제발 정치를 잘해서 국민들이 혀를 차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오늘은 양치를 하며 혀를 깨끗이 닦고 향기로운 입으로 좋은 말과 맛있는 음식을 느끼며 감사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좋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2019년 3월 23일 북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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