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약수(上善若水)

김기훈의 아침에 쓰는 우표 한장 생활칼럼

by Kimkihoon


아침에 샤워를 하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물 없이 어찌 살까? “

뜬금없는 소리 같지만 물은 우리에게 너무 많은 것을 주고 있음에 틀림없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최고의 선(善)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는 데 그 공을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곳에 기꺼이 머문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도덕경 (道德經) 제8장


일본의 어느 마을은 물을 흘러서 보내는 독특한 상하수도 시설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카바타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구조는 물을 어떻게 다루는지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물을 흘려보내는 깨끗한 수로에 집집마다 작은 돌 수조를 하나 놓고 그 옆으로 잉어를 키우며 생활에서 나오는 가장 작은 찌꺼기 들을 잉어의 먹이로 쓰고 다른 집에 물이 흘러드는 것을 유념하여 최대한 깨끗이 쓰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물론 다른 생활 오수는 다른 방식으로 처리하지만 일반 다른 지역의 가정과는 달리 자연을 사랑하는 전통과 지혜는 남다른 노력이 엿보인다.

인간은 하루라도 물을 먹지 않으면 생명에 지장을 느낄 정도로 우리 몸의 70프로를 물로 이루고 있다. 물은 가장 유순하 면 서고 가장 거대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인간은 물의 자비로운 자연 안에서 살찌우며 살아간다. 식물이 물이 부족하면 잎이 마르듯이 물은 부족하면 채우지만 넘치면 죽는다. 뿌리가 썩으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느 인간은 물을 너무 넘치게 사용하고 있다. ‘돈을 물 쓰듯’ 이란 말이 있다. 여기에서도 물은 인간에게 한없이 베푸는 여유로움을 가지고 있지만 사하라 사막의 물 한 모금은 인간에게는 천금과도 바꾸기 어렵다. 내가 살고 있는 이 거대한 땅 중국은 예로부터 북쪽은 물이 귀하고 남쪽은 물이 많아서 황제와 같은 지도자들의 최고의 덕목으로 치수사업을 꼽았다. 황하가 범람하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았고 예방하고자 둑과 방을 세웠으며 운하를 띄워서 물류를 원활히 했으며 곳곳에 호수를 만들어 자연을 즐겼다. 이처럼 치수는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사업이었고 일 년 농사 또한 물에 달려 있음이 옛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다시 도덕경의 상선약수를 이야기해보면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지만 그 공을 다투지 아니하고 인간에게 베풀며 더럽고 오염된 것을 깨끗이 청소하며 다시 인간에게 그 삶의 길을 보여준다. 물이 가진 속성은 많겠지만 분명한 것은 어머니와 같은 물의 자애로움을 우리는 하루라도 잊지 말고 아껴 쓰며 잘 흘려보내야겠다.

흐르는 물을 다시 쓰는 것은 결국 인간이다.

2019년 4월 3일 북경에서 물을 생각하며


2000년 중국 발행 우표 고대 사상가 시리즈 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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