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훈의 아침에 쓰는 우표 한장 생활 칼럼
모처럼 일찍 일어나 화장실에 가서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하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 밀린 은행업무를 보러 나와 자연히 일을 마치고 공원 한편에서 초등학교 종소리와 아침 조회의 마이크 소리를 들어보니 아침이 새삼 느껴진다. 매일 아침 쓰는 몇 글자이지만 본래 집안에서만 글을 쓰란 법은 없으니 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하루의 시작이다.
중국의 할머니들은 제기차기의 선수들이다. 나이가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어찌나 유연성이 좋으신지 이리저리 발을 놀리며 상대방에게 던지는 제기는 한 편의 무술영화와 같을 정도다. 다섯 명 정도가 한조를 이뤄 둥근 원안에서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모습은 중국의 아침이 얼마나 활기찬지를 보여준다.
탁구공은 작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이 작은 탁구공을 엄청 좋아한다. 중국인은 공이 커지면 커질수록 다루는 솜씨가 못하다. 왜 탁구공처럼 작은 공을 능수능란하기 다룰까? 그것은 아마도 중국인들의 습성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그것은 바로 인구와 땅의 넓이에 비례한 공감능력과 집중력에 있다. 중국인들은 자기 구역에서 자신의 위치를 지키며 수비 위주의 반격을 좋아한다. 선 긋기를 좋아하며 자신의 구역과 남의 영역을 확실하게 침범하지 않으며 간섭하는 것을 싫어한다. 무거운 것보다는 가벼움에서의 무게를 다루길 좋아하고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길 좋아한다. 바로 그러한 점에서 중국인들은 탁구를 좋아하는 것 같다. 바로 내 옆에서 들리는 탁구공 소리가 여기가 중국인 것을 실감하게 해 준다. 좀 더 지능적인 할아버지들은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풍경은 아침이 말해주는 한 편의 소소한 일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이다.
새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하늘은 맑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가운데 고요함을 찾는 여유의 아침이 왠지 모르는 마음의 평온을 가져온다. 거리낄 것도 없고 조급한 것도 없는 이 아침의 노래가 새삼 감사하게 느껴진다.
마음은 고요하게
아침은 분주하게
새들은 지저귀고
꽃들은 향기롭네
봄이라 기다리는
정취는 아득하게
하늘이 파란 것은
바람의 물결이라
생각을 정리하는
조용한 빗자루질
하루를 시작하며
생명을 노래하네
2019년 4월 2일 북경에서
2017년 싱가포르의 아침 우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