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아름다운 것이 너무 많은데

김기훈의 아침에 쓰는 우표 한장 생활 칼럼

by Kimkihoon


봄이 완연하다. 도처에는 꽃들이 피어나고 나람들은 분주하게 일을 하며 귀에 울리는 조용한 음악 소리는 지난밤의 기억을 잠시 잊게 한다. 왜 아침이면 그 누군가에게 전할 이야기에 잠시 미소 지을까?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누군가와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서로 웃을 수 있어 기쁘며
화를 풀어버리는 수양을 하며
슬픔은 함께 나누어 줄이고
즐거운 가운데 그 의미를 두는 삶

화마가 지나간 산하의 슬픔은 자연이 치유되는 세월의 무게로 감수해야겠지만 서로의 고통을 생각하는 인간의 마음은 다시금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어제 우연히 어떤 사람의 수첩에 쓰여있는 내용이 나를 울렸다.

'국민들께서 이웃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는 착한 심성'

공무원이라는 사람의 수첩에는 빼곡히 적혀있는 국민의 목소리가 들려 있었다. 하루아침에 집이 전소된 이재민의 아픔을 그렇게 총리는 낮은 자세에서 하나하나 적어갔다. 단계적으로 해야 할 일에는 '잔불 정리'나 '이재민 돕기 식사·숙박·의복·의료', '농업 등 시급한 생업 복구지원', '장비보강·예방 등 제도적 보완 등 이후의 현안에 대한 내용도 적혀있다. 특히 '학생 공부'라는 메모에서 이 총리의 꼼꼼함을 찾아볼 수 있다. 부모가 자식을 챙기는 마음처럼 또 자식이 부모를 모시는 효도처럼 국민을 위한 진정성이 눈시울을 붉혔다.

우리는 몇 년 전 안종범 수첩이라는 기록을 접한 바 있다. 청와대 경제 수석이라는 사람의 수첩에는 대통령의 지시사항과 비선 실세의 목소리가 빼곡히 상세하게 적혀있었다. 또한 그와 같이 일했던 고인이 된 민정수석의 비망록의 수첩에는 국민에는 안중에도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자의 기록이 즐비했다. 그 글을 적은 사람은 스스로의 죄책감과 양심에 술로 인생을 마감하는 비극적인 결과를 감내하고 그 고백을 남겼다. 무엇이 우리를 슬프게 만드는가? 사람을 위한 수첩의 모습과 권력을 위한 기록만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던지는 작지만 큰 교훈이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이 너무 많은데 사람의 마음속에는 그 심성으로 헤아릴 작은 손글씨가 오늘 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아직은 더 많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있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습니다.
그 사람 사는 곳에서
아름다움을 찾습니다.

바람은 모든 것을
순간 날려 보내지만
그 기억은 지울 수 없겠지요.
사람이 사는 이유는
왜 사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입니다.
오늘 다시 생각해 봅니다.
나는 누구와 어떻게 아름다운 세상을
살고 있는지 그리고 감사하는지

그 세상에 오늘 봄이 완연합니다.


2019년 4월 7일 봄날 북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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