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훈의 아침에 쓰는 우표 생활 칼럼
아침에 일어나 글을 쓰게 된 지 벌써 두 달이 다되어간다. 어느 분이 물어보기를 왜 글을 써서 주변 사람들에게 아침마다 보내냐고 물어보신다. 처음에는 그냥 소소한 일상의 재미로 글을 쓰게 되었지만 점차 내 스스로 생각하기에 삶의 기록이 되어가는 나의 모습에 즐거움을 찾는다고 이야기했다. 어느 목적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시간이 그냥 소중하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아침에 글을 쓰기 시작한 데에는 몇몇 경험이 있다. 그 하나는 어느 종교인의 아침에 보내는 메시지였고 또 하나는 중국 친구의 아침 인사였다. 매일 아침 보내오는 그 메시지들이 처음에는 부담스럽고 그냥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았지만 누군가 나에게 챙겨주는 모닝콜 같은 의미를 두게 되자 감사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자주 만나지는 않지만 서로 살아있음을 감사하고 영유하는 인사, 돈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돈 주고도 못 사는 따뜻한 인사 나는 그 인간의 감성과 관심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큰 작용을 한다는 것을 어느 순간부터 느끼게 되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가치를 두고 쉽게 지나쳐버린 일들을 후회할 때가 많다. 더군다나 수많은 상업적인 정보와 복잡한 기계문명 속에서 정작 외로움과 공허함을 느끼는 시대가 아닌가?
글을 쓰는 주제는 다양하고 느끼는 것을 글로 적는 것은 사실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누군가와 공감하고 그 일을 즐기기는 쉽지 않은 것이 바로 용기이다. 내가 생각한 바를 함께 이해하고 동감하는 삶은 매우 행복한 감정의 샘을 찾는 것과 같다. 그 샘물을 목마른 자에게는 큰 가치가 있고 항상 그 자리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니 샘물의 목적은 그 스스로의 의미를 찾는 인간에게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나 또한 그런 것이 매일 아침 누군가의 얼굴을 상상하며 그 사람이 이 글을 읽으며 무슨 생각과 표정을 지을지 생각해보면 매우 재미가 있다. 사백 여명에게 보내는 편지 같은 글 선물은 하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나 다 미소 지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작게나마 감동의 여운이 전해진다면 그 일을 더욱 기쁜 일이다.
인생의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 그 이유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점점 많아지거나 체념해야 되는 일들이 인간의 뇌에 주름으로 남는다. 나이가 들면 그냥 지나쳐버린 일들에 한숨 지는 경우가 많아지는데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면 좀 더 인간 내면에 다가가는 기회의 포착과 흘러가는 시간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순간 인간은 늙고 병들어 결국은 기억의 저너머에서 자신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역사는 좋은 일이든 그렇지 않은 일이든 다 기억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불완전한 동물이며 반성하고 되새기면 수양하는 인격체이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바라보되 깊게 생각하고 넓게 공유하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작은 감동을 주고 싶다. 그것이 왜냐고 물어보시는 물음에 대한 나의 소망이다.
2019년 4월 22일 북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