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끝

김기훈의 아침에 쓰는 우표 생활 칼럼

by Kimkihoon

우주에는 수많은 별들이 있다. 알지 못하는 별 너무 먼 별 그리고 별로 관심이 없는 별 우주라는 개념조차 생각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그 깊이와 넓이 가늠하기 어렵다 천자문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천지현황우주홍황
天地玄黃宇宙洪荒
일월영측진수열장
日月盈昃辰宿列張

하늘은 검고 땅은 누런 색이며 우주는 넓고 끝이 없다. 해와 달은 차고 지며 별은 넓게 퍼져 머문다.

어렸을 적 할아버지께 배우는 천자문에는 그렇게 시작과 끝을 처음을 가늠하는 개념부터 있었다. 인간이 유한한 개념을 알고 그 덧없는 무상함을 알기까지 그 바라보는 눈은 개인의 차이와 삶의 궤적에서 항상 우리의 굴레를 만들어 왔다. 우주의 먼지 같은 우리의 존재가 항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는 우주가 만두같다.
교자와 포자의 다름을 아는가? 그리고 만두는?

중국사람들은 아침이 주로 죽을 먹거나 유조라는 꽈배기에 곁들여 두유를 먹는다. 더불어 교자와 포자를 즐겨 먹는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교자와 포자를 통틀어 만두라 하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만두는 속이 아무것도 없는 밀가루 빵을 만두라 한다. 교자는 우리나라의 고향만두 같은 것을 교자라 하고 포자는 야채 찜빵 같이 만든 것을 포자라 한다. 속은 비슷하지만 겉이 다른 것을 중국에서는 서로 구분 짓는다. 왜 갑자기 만두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궁금하겠다.

문득 만두라는 대상을 두고 철학적인 물음인 왜?라고 질문을 던져보자. 중국인을 두고 만두라는 먹거리에 대해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한다.

“만두? 밀가루가 중요해”

한국인은

“속이 중요해”

일본인은

“만드는 기술이 중요해”

어차피 먹어서 소화되는 만두를 세 나라의 사람들을 왜 달리 생각할까? 그 시작과 끝을 보면 이해가 간다. 중국은 땅이 넓고 물자가 풍부하다 보니 무엇을 넣어도 채울 것이 많아 겉을 싸서 포용하는 밀가루 껍질이 중요하고 한국인은 내실을 따져 속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본인은 이 둘을 잘 처리하는 기술을 따진다 국민성이 먹는 문화도 다르게 이해하는 가치를 지녔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시 작은 중국에서 왔지만 한국을 거쳐 일본에서도 다 사랑받는 음식이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교자는 얇고 식감이 좋으며
포자는 두터워 배부르기 쉬우니
어느 사람은 입이 즐겁고
또 어떤 이는 배가 불러 두드린다.
우주의 모습처럼 흩어져 머무르고
또 만두처럼 모여서 알알이 존재한다”

시작과 끝은 돌고 도는 것이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아침에 먹는 만두처럼 얇고 두터운 차이는 있지만 날마다 달리 보지 않는 이유는 그 덩어리 덩어리 모여있는 소소한 일상의 정겨움이 그 응축된 삶의 궤적을 보여주는 것 같다.

어렸을 적 할아버지의 말씀이 떠오른다.

우주는 만두 같아서 그 시작과 끝을 가늠하지 못함은 서로 다른 껍데기에 쌓아놓은 덩어리로 입안에서 부서지는 자연의 순리 같다.

피을 빚어 속을 뭉쳐서 담아 놓는 데는 그 이유가 있다. 함께 같이 살아가고 있다는 이유

“인생의 시작이 젊은 시절 땀 흘리며 치댄 만두피처럼 잘 빚어서 내가 가진 모든 열정을 다해 속을 채우고 기다림의 마음으로 훈훈하게 찌면 그윽한 그 자태가 우리의 삶으로 바로 우주의 진리인 것이다”

그 만두 같은 우주에서 사색해 본다.

2019년 4월 28일 북경에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벗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