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가 우아하다. Be graceful in manne

김기훈의 아침에 쓰는 우표 생활 칼럼

by Kimkihoon


아침에 글을 쓰면 좋은 점이 많다. 첫째는 하루가 길어지고 둘째는 생각이 정리되며 셋째는 평소 바라보지 못한 것을 발견할 수 있어서 좋다. 많은 분들이 나에게 소재가 바닥나면 어쩌냐고 물어보시는데 난 반대로 쓸 소재가 너무 많아 고르기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오늘은 우아함에 대하여 글을 시작해 본다.

나는 모든 단어의 기억을 그것과 반대되는 단어와 연관 지어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오늘 주제가 우아함이니 우아한 것의 반대를 생각해보면 무엇일까?

천박함 그리고 우아함 이 두 단어의 실행 단위는 바로 인간의 태도이다. 문득 아침 신문에 실린 머리기사가 잠시 생각하게 했다.

“엄마가 미안해”

땅콩 항공사의 모녀가 법정에서 나오며 눈물 젖은 대사를 사람들은 이렇게 회자했다. 우아해 보이는 블랙 코트에 무언가 수척해 보이는 여인들의 면면. 그렇다고 코트가 우아하 보이지 사람이 우아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아하지 못한 안타까운 풍파의 세월을 이 모녀는 어찌 생각할까 그저 애처로울 뿐이었다. 갑질이라는 사회적 통념의 선체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그 안의 처참함을 바라보는 우리는 최순실이 그랬던 또 하나의 천박함을 생각하게 된다. 몇 개월 몇 년의 경험들이 사회의 물고를 트고 대의의 민중을 눈뜨게 한 사건

요즘 새로 시작한 드라마 녹두꽃에는 구한말 우리의 역사 속에 등장했던 동학사상의 모습이 생생히 전해져 촛불의 그때를 생각하게 한다. 거기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매우 천박하기도 하고 매우 우아하기도 하다. 스스로에게는 매우 우아한 척을 하고 사람들에게는 매우 천박하게 대한다. 물질이 사람을 우아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물질로 천박함을 드러 낼 때 우리는 분노하고 혐오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고백해보면 십 년 전 어느 인력거 기사와 차비 문제로 길에서 다툰 적이 있었다. 나이도 지긋해 보이는 할아버지가 바가지를 씌우며 한국사람들은 돈이 많으니까 쪼금 더 내도 되지 않냐는 궤변을 늘어놓는 것이었다. 나도 그때는 젊은 혈기에 너무 화가 나서 길에서 몇 분을 옥신각신 했다. 그렇고 돈을 주며 그렇게 살지 말라고 소리쳤다. 그런데 돌아와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돈 몇 푼에 길에서 소비한 인생의 시간이 후회 됐다. 그냥 더 달라면 내가 뚱뚱해서 실어다 주느라 고생했다면서 달라는 것보다 더 줄걸 그 돈이 나에게는 큰 후회로 남았다.

그리고 오 년이 지났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집에 올 때면 내가 사는 동네가 공항에서 가까워 택시기사들 볼멘소리를 할 때가 많다. 하루 종일 기다려 얼마 안 되는 거리를 갈려니 재수가 없다는 둥 씩씩대며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삶의 투정을 풀어놓는다. 거기가 과속으로 난폭운전을 할 때면 좌불안석이 된다. 한 번은 젊은 기사가 하도 난폭을 운전을 하길래 목적지까지 도착 후 차에서 잠시 내리라고 했다. 그러자 그 기사가 왜 그렇냐고 해서 나는 할 말이 있으니 잠시 내리라고 했다. 그때서야 이 기사는 아 뭔가 일이 터졌구나 하며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차에서 내린 그 기사에게 미소를 지으며 두 손을 꼭 잡으며 택시비의 두배를 건넸다. 그리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오늘은 당신이 운이 좋은 하루입니다. 운전을 난폭하게 했지만 살아서 도착했고 나는 당신을 통해 한 가지 생각한 바가 있어 차비의 두배를 줍니다. 스스로 손님에게 잘하면 기분은 두배가 되고 당신의 주머니도 넉넉해집니다. 오늘은 당신이 반대로 했지만 다음번에 한국사람을 공손히 대하면 더 좋은 일이 생깁니다. 오늘 이 돈을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기사는 순간 어안이 벙벙하며 이 사람은 머지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나는 그 사람에게 공손히 인사하며 목례를 했다. 그 사람의 태도는 나를 화나게 했지만 나는 그 화를 불로 쓰지 않고 차를 끓이는 마음으로 여유롭게 대했다. 순간의 화는 십 년 전 그 인력거 아저씨의 경험으로는 충분했기에 사람이 생각지 못한 교훈을 주고 싶었다. 때린다고 때리면 나도 똑같은 사람이니까. 천박함을 우아함으로 대할 때 그 효과는 스스로에게 큰 의미를 둔다.

내가 존경하는 우아함의 여인이 있다. 바로 미국의 명배우이지 자선사업가인 고 오드리 헵번(1929-1993)이다. 그녀의 미모는 세계의 대명사였고 티파니의 아침이라는 영화는 순간의 아이콘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우아한 여인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우아함은 미모의 우아함이 아니 스스로를 내려놓고 아프리카의 아이들을 끌어안으며 눈물 흘렸던 자선사업가의 모습이 정말 큰 감동을 주었다. 그녀는 자신의 생활에 매우 검소했으며 주면 사람들에게 공손하고 자기 자식에게는 엄격했다. 근검절약 몸에 밴 그녀를 두고 그녀의 둘째 아들은 이렇게 회고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너희 엄마가 밥은 주냐, 책은 읽어주냐"라고 물어봐서 다른 엄마들은 아무도 집에서 밥을 안 해 줘서 자기에게 묻는 줄 알았다고 한다.

1992년 암 투병 중임에도 불구하고 소말리아에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한 것이 유명하다. 그녀가 평소에 좋아했다던 시 한 편을 전하며 조금 길었던 글을 마친다.

Time Tested Beauty Tips
시간이 일러주는 아름다움의 비결

샘 레벤슨(Sam Levenson)

For attractive lips,
speak words of kindness.
매혹적인 입술을 가지고 싶다면
친절한 말을 하라.

For lovely eyes,
seek out the good in people.
사랑스러운 눈을 가지고 싶다면
사람들의 선한 점을 보아라.

For a slim figure,
share your food with the hungry.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싶다면
그대의 음식을 배고픈 자와 나누어라.

For beautiful hair,
let a child run his fingers through it once a day.
예쁜 머릿결을 가지고 싶다면
하루에 한 번, 어린이가 그 손가락으로 그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게 하라.

For poise,
walk with the knowledge you'll never walk alone...
아름다운 자세를 가지고 싶다면
결코 그대 혼자 걸어가는 것이 아님을 알도록 하라.

People, even more than things,
have to be restored, renewed, revived,
reclaimed and redeemed and redeemed ...
재산보다는 사람들이야말로
회복되어야 하고, 새로워져야 하며, 활기를 얻고, 깨우쳐지고,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

Never throw out anybody.
Remember, if you ever need a
helping hand, you'll find one at the end of your arm.
누구도 내버리지 말라. 이 사실을 기억하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
그대는 그것을 자신의 손 끝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

As you grow older you will discover that you have two hands.
One for helping yourself, the other for helping others.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대는 손이 두 개인 이유가
하나는 자신을 돕기 위해서, 하나는 다른 이를 돕기 위해서임을 알게 되리라.

2019년 5월 3일 북경에서

사족 : 고인의 뜻을 잇기 위해서 아들 션 헵번은 오드리 헵번 어린이 재단을 설립하여 전 세계의 아이들에 대한 구호사업을 펼치고 있다. 다른 가족들도 재단의 사업을 돕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세월호 참사 때 희생당한 학생들을 추모하기 위하여 세월호 기억의 숲을 조성하기도 하였다. 정말 감동적인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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