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은 날의 진화론

김기훈의 아침에 쓰는 생활칼럼

by Kimkihoon



참 시원한 바람이다. 눈부신 아침의 햇살이 머리 위로 비추면 하루의 시작이 시작된다. 날씨가 좋아서 하늘이 파란 것이 어찌 인간만의 복이겠냐마는 그래도 인간이 저지른 공해에 비해서 자연은 그 순리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선사한다. 물질을 계속해서 만드는 인간은 무엇이든 뚝딱뚝딱 잘 만들어 낸다. 그러나 그 물질문명의 이기 속에 스스로 만들어낸 물건만큼 자연을 훼손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그 미세먼지며 녹조라테 둥둥 떠오른 생태계의 비명을 우리는 하루하루 체감하며 살고 있다.

스웨덴의 생물학자 칼 폰 린네(Carl von Linne 1707 - 1778)는 일직이 『자연의 체계』(Systema Naturae)라는 저서를 통하여 자연의 질서(economy)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인간을 자연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간주하는 자연관을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고자 했다. 인간이 자연을 이해하고 연구하여 그 소중함을 깨우쳐야 궁극적인 생존의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더 나아가 철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철학각 칸트는 판단력의 비판의 제82절에서 린네의 이러한 생각에 대해 언급하였는데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 어떤 관점에서 목적으로 평가된다 하더라도 인간은 다른 관점에서는 다시 수단이라는 지위밖에 가지지 못할 것이다"

생명이 가지는 관점의 가치는 또 다른 학자인 그 유명한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통해 그 위치를 확고히 한다. 다윈은 진화의 원리를 찾기 위한 단서를 원예가와 동식물 사육가들의 경험적 기록에서 찾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기르는 동식물 중에서 원하는 성질을 지닌 것들만을 선택해서 번식시킴으로써 품종을 개량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즉, 인위 선택(artificial selection)을 통하여 인간의 필요에 적응하는 품종 쪽으로 종의 진화를 이루어 낸 것이었다. 다윈은 이와 같은 인위 선택에 대한 유비로 진화의 메커니즘이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에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제 다윈에게는 그러한 자연선택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다윈은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맬서스(Thomas R. Malthus)의 『인구론』에서 찾았다. 다윈은 1838년 10월에 『인구론』을 '흥미 삼아' 읽었다고 했지만, 당시에는 일반적인 지식인은 물론이고 과학자들도 정치·경제사상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맬서스는 인간 사회의 생존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에 잘 적응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맬서스의 주장은 다윈에게 진화의 원리로써 경쟁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게 했다. 즉, 이와 같은 경쟁이 특정한 종의 여러 개체 중에서 환경에 잘 적응하는 성질을 가진 것만이 살아남게 하는 선택의 수단으로 작용한다는 것이었다.

단순하게 인간이 진화하는 자연의 선택을 받았다고만은 할 수 없지만 인간이 자연의 선택 안에서 많은 교란과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인간 만이 가지 과학 물질문명으로 자연을 상대하여 얻을 수 있는 고갈의 문제를 다루는 현대의 현상은 인간 스스로는 편리할 수 있으나 정작 자연으로 언제 버림받을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자연은 있는 그대로 흘러가는 듯 하나 냉혹한 순환의 굴레에서는 인간이 범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날씨가 좋은 날 진화론이나 종의 기원을 생각하는 것이 뜬금없겠으나 하늘을 바라보니 그렇게 파란 하늘이 소중하기 그지없는 이유에 인간의 진화와 자연의 소중함이 몇 글자의 운을 띄워보게 된다.

“하늘은 맑아서 푸른 바다 같고
바람은 시원해서 기분을 좋게 한다.
햇살은 빨래를 눈부시게 말려주고
등나무 아래서 식히는 땀방울은
계절이 바뀌는 온전한 신호라네
인간이 어디서 왔는가를 생각하니
자연의 안에서 흘러서 가네
생이 그렇게 순조롭다면
그 자연의 낙이 여기 있겠구나.
감사하고 소중하여
두려워하며 망동하지 않는다.
자연이 선택하여 가는 길은
스스로 재촉치 말라
그 길은 우리 후손에게도
가야 할 길이니
그렇게 온전히 사랑할지어다.”

2019년 5월 21일 북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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