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좋아라

by Kimkihoon

김기훈의 아침에 쓰는 우표 생활 칼럼



시원한 비바람이 구름을 따라서 서울 하늘을 따라왔다. 북경의 하늘이 어제 그리 시원했건만 오늘의 내 고향 서울의 하늘이 비로 가득하다.

피곤함은 숙면을 불러오고 고향집의 정감은 편안함으로 마음이 고요하다.

내가 서울을 떠나 북경에 정착한 지 언 십여 년이 흘렀다. 북경이 제2의 고향이라면 서울은 태어난 곳이자 학창 시절의 추억과 소소한 기억들이 서려 있는 곳이다.

명동의 중앙우체국 주위의 중국집들은 여기가 왜 중국 사람들이 모여드는지를 알게 하는 화교의 역사가 있고 매년 열리는 우표전시회를 하면서 학창 시절 편지봉투에 기념일부인을 날인하여 보내는 취미를 즐기기도 하였다.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인사동이다. 역사와 전통이 물건들과 그림에 서려 오랜 세월을 인사하는 곳 옛 물건이 오히려 반가운 그런 곳 무교삼계탕이라는 수십 년 전통의 향기는 스쳐 지난 간 옷 길들의 인연만큼이나 그 잔잔한 감동이 있다.

골목골목을 돌아 찾아다니면 팥빙수 잘하는 가게가 있고 북촌의 갈비만두는 보는 순간 뚝딱 입으로 직행한다. 쌈지길 아래의 공방에서는 내가 그린 도자기들이 신혼집 한자리를 차지했으며 조계사 옆 우정총국은 역사만큼이나 그 고요한 세월을 품고 있다.

우리 집 옥수동은 달동네 언저리의 추억이 있는데 세월의 흔적은 매봉산 팔각정의 낭만으로 자리한다. 내려다보면 구름 위 신선이요 속세를 떠나 은둔하는 성현이 생각난다.

“차들이 바쁘지 인간이 어찌 쉬어감이 없으리오.”

이태원 밤거리는 도시의 화려함을 자랑하고 젊음의 열정을 불태운다. 거니는 사람들은 자유를 품고 시간이 할애한 취기는 여기가 어딘지 꿈꾸게 한다.

노량진 수산시장은 팔딱이는 생선들 만큼이나 새벽이 좋고 마장동의 소울음은 지나간 우공들의 헌신이었다. 광장시장의 빈대떡은 지지는 기름 향기로 유혹하고 남대문은 시장다운 흥정이 있으며 동대문은 국제적인 옷쟁이들이 활보하는 그런 곳.

“툭 툭 툭”

사람이 고향이 그리운 것은 추억하는 만큼 지나간 시간의 기억이 서려있기 때문이다. 내리는 빗방울 사이로 고향의 정취를 느껴본다.

2019년 5월 27일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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