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달면 그게 커피인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그들에게만 커피가 달게 느껴져서가 아니다. 커피 본연의 쓰고, 시고, 고소한 맛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커피의 맛도 쓴맛이 싫다고만 생각하면 계속 별로지만, 이런 쓴맛도 괜찮지 않을까? 하며 몇 번 더 마시다 보면 향을 음미할 줄 알게 된다. 그때부터는 신맛, 고소한 맛, 과일향 등이 어렴풋이 코를 맴돌면서 마냥 쓴맛은 아니구나 하게 된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까지는 '회사에 들어가서 9시부터 5시까지 일하고 나서 집에 가면 7~8시 저녁을 먹으면 하루가 다 가는데 인생이 재밌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게 내가 회사원으로 늙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 첫 이유였다. 취업을 하고 나서도 그 생각이 변한 것은 아니지만, 취업을 하고 나서 9 to 5가 일상이 되었을 때 나름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마 월급이 따박따박 들어오니 반대급부로 생각하면 괜찮지 않나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커피가 왜 이렇게 쓰냐고 하는 사람은 취향의 문제인 것이지 커피가 쓴 것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커피의 쓴맛은 쓴맛대로 매력이 있는 것이다.
직장에 9 to 5 혹은 야근까지 하는 것이 과연 내 인생이 맞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 9 to 5 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인간관계, 다양한 업무처리 등이 저마다의 스토리를 갖고 있고 그 스토리들은 스토리들만의 맛이 있다. 조직의 시스템을 배우고,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해보고, 다양한 서로 다른 삶의 자세에 대해서 보고 들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지나가는 것들일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하나하나 그대로 느껴야 할 게 있는 법이다.
쓰면 쓴대로 달면 단대로 삼켜보자.
내 모든 오감에 유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