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자기방어 비결은?

by Book Challenge CAFE

거리를 걷다가 '묻지마 살인마'가
당신에게 달려든다면?

거의 대부분 반사적으로 도망치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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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가뭄, 병충해 등등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 속에서
동물은 안전한 곳으로 도망친다.

식물은 어떨까?


스스로 뿌리를 뽑아올려 도망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있다면 이미 식물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식물 또한 위협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생존하기 위한 나름의 대처를 한다.


바로 '식물호르몬'에 의해
생장을 조절하는 것이다.

식물호르몬은 환경과 유전자 사이에서 상호작용을 조절한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식물호르몬이 있지만
잘 알려진 대표적인 식물호르몬은 5가지 정도이다
(옥신, 지베렐린, 시토키닌, 에틸렌, 아브시스산).


이들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좋은 환경에서는 생장을 촉진하고
불량한 환경에서는 생장을 억제시키는 것.


가장 처음 발견된 옥신(auxin, 그리스어 auxein - '증가한다'는 뜻 -에서 파생)은
줄기 끝에서 합성되어 뿌리 쪽으로 이동하면서 세포벽을 느슨하게 하는 효소를 활성화 시킨다.

삼투압이 높아진 세포 안으로 물이 스며들어 세포의 부피는 더욱 증가한다.


지베렐린 역시 옥신처럼 생장과 발아에 중요한 역할을 하여
굵은 열매를 맺게 하고 수확량을 증가시킨다.


또한 시토키닌은 뿌리에서 합성되는 호르몬으로
노화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시토키닌 용액에 담근 잎은 오랫동안 녹색을 유지한다.


이와 반대로 에틸렌은 노화를 촉진시킨다.

빨리 늙는 게 인간에게는 불리하고 불쾌할 수 있으나
에틸렌은 후숙이 필요한 바나나와 토마토 같은 열매를
더 달콤하게 만들고 생존이 어려운 환경에서 낙엽, 낙과를 유도하여
식물체의 에너지를 아낀다.


아브시스산 또한 겨울같이 식물 생장에 불리한 조건에서
개체를 보호하기 위해 종자가 싹트는 것을 막는다.

또 수분이 부족할 때 잎의 기공을 닫아 수분을 보존한다.


이렇게 에틸렌과 아브시스산은 스트레스 환경에서
식물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에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부르다.



식물의 영리한 호르몬 조절작용을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가정, 사회 조직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조직의 성장을 위해 변화를 추구하고
외부의 다양한 지식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조직의 위해 변화와 성장보다
안전과 보호를 추구하며 이미 갖고 있는 것을
지키기 위해 주도면밀하게 행동한다.


우리는 때때로 성장 vs 스트레스 호르몬 간의 팽팽한 대결을 경험하기도 한다.


중요한 건 공동체를 이루는 성원이
하나의 운명으로 묶인 하나의 유기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다.


한 몸 안에서 손이 발을 탓할 수 없고
서로의 다름을 틀리다고 같아져야 한다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지금이 성장을 추구해야 할 때인지
웅크리고 더 좋은 때를 기다려야 할 때인지
현실을 바르게 인식하는 감각이 중요하다.


이것은 한 개인의 삶에도 적용할 수 있다.

지금,
당신의 재능을 싹 틔우고 잎을 펼치고
꽃피우기 좋을 때인가?
잎과 열매를 떨구어 몸을 가볍게 해야 할 때인가?
아니면
이미 맺은 당신의 열매를 더 부드럽고 달콤하게
후숙시킬 시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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