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자세

49일간의 미국 일상기록(1)

by 미래공원


미세먼지 없는 청명한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

일몰시간이 오후 4시반부터여서 어둠이 빨리 찾아온다는 것.

차 없이 걸어서 이동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


미국. 그중에서도 뉴욕 근처 뉴저지에 와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것이다.




겨울의 뉴욕 그리고 크리스마스



하고 많은 계절 중 겨울의 뉴욕을 굳이 보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나의 모든 상황과 일정이 겨울의 뉴욕을 보고 오라 했다.


단언컨대, 말할 수 있다.


겨울 미국 오지 마세요!


오려거든 봄, 가을에 오세요.



우리나라와 거의 기후가 비슷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겨울은 뉴욕도 마찬가지로 겨울이다.

다만 온도가 같다고 같은 체감의 날씨는 아니었다. 왠지 모르게 같은 온도라도 여기서는 더 매서운 느낌으로 느껴졌다. 미세먼지 없이 너무 청명해서 그런가??

아무튼 온도만 확인하고 얕잡아 봤다가 얼굴이 얼얼해졌었다.


그럼에도. '연말'만큼은 온전히 연말다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미국인 것은 분명했다.

우리나라는 12월이 되어도 어느샌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워졌다.

거리에서 캐럴도 들리지 않고 상점마다 화려했던 크리스마스 장식도 이제는 찾기 어려운데, 미국은 달랐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이 끝나면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고 한다. 12월은 한 달 내내가 크리스마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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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크리스마스에 정말 진심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12월 초부터 모든 집 앞마당은 서로 경쟁하듯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가득하다.

마당 빼곡히 크리스마스를 연상케 하는 각종 풍선인형이 가득하고, 밤이 되면 조명까지 더해져 꽤나 볼만하다.

동네 산책을 하면서 집집마다 꾸며 놓은 정원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고 마치 크리스마스 영화 세트장에 와 있는 것 같았다.

엄청 큰 크기의 캐릭터 풍선을 보니 놀이공원에 온 어린이가 된 기분이 들었다.

해마다 이번에는 어떻게 멋지게 꾸밀지 궁리하는 것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재미일 것 같다.


뉴욕행 항공권을 알아볼 때, 가장 성수기로 보는 것이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끼고 있는 기간이었다. 날씨가 추워도 왜 연말을 뉴욕에서 보내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었다. 해가 지지 않게 화려한 도시도 그 나름이지만, 연말 분위기 가득한 거리의 풍경 또한 볼거리와 낭만이 가득하다.

내 생애 가장 다양하고 많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본 해를 이번 겨울로 꼽아야 할 것 같다. 크리스마스 트리 구경은 여한이 없을 지경이다. 5번가의 명품거리는 건물 전체를 트리 모양으로 프린팅 해둔 것은 물론, 록펠러센터의 대형 트리는 정말 시선을 압도한다. 곳곳에 아이스링크장이 열려 신나는 캐럴이 흘러나오니 정말 이보다 더 어찌 연말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을까?

진짜 나무로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하는 것이 흔해 보였다. 전봇대 조차도 진짜 나무인걸 보면 나무라는 자원이 풍부한가 보다.

12월 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멋진 분위기를 내주었던 트리는 그 소임을 다하고 1월에 집 밖에 내두면 정해진 수거일에 수거해간다고 한다. 그만큼 많은 가정집에서도 진짜 나무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한다는 것이겠지..

12월이 지나면 트리를 볼 수 없다 하니 12월 내내 신나게 트리 구경을 해두었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질수록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던 건 바.로. 산타클로스였다.

쇼핑몰을 비롯한 곳곳에서 산타 행사를 진행해서 아이들이 산타와 사진을 찍는 이벤트가 보였다.

산타 행사의 끝판왕은 소방차에 탄 산타였다. 동네 소방서에서는 크리스마스 전에 동네 곳곳을 돌면서 산타가 사탕을 던져준다. 멀리서부터 들리는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에 이미 설렘 가득이고, 가까워진 사이렌 소리와 함께 산타가 뿅 등장하면 동네 아이들도 나도 신나서 손 흔들었다.







코끝 시린 겨울이었어도 마음 따뜻했던 크리스마스가

이제는 그 겨울 반짝이는 꿈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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