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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퓨처에이전트 Apr 20. 2020

일이 곧 삶이고, 삶이 곧 일이다!

1인지식기업가로 산다는 것

 코로나 19로 재택근무의 시대가 드디어 도래하는 듯 하지만 아마도 그건 이 상황이 끝나 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일반적인 직장인들의 재택근무와는 다소 개념이 다르지만 나는 2010년 퇴사하고 1인지식기업가로 독립한 이후 줄곧 재택근무를 해 왔다. 그러니까 10년 넘게 워라밸을 만끽 중인데 지금부터 나의 하루 일과를 공개하겠다.


 일단 퇴사 후 재택근무를 하면서 10년 간 지켜온 것은 충분한 수면이다. 직장을 다닐 때 경기도 남양주에서 서울 강남의 선릉역까지 버스로 출퇴근을 했고 늘 앉아 가기 위해 새벽 5~6시에 일어나 집을 나서곤 했다. 게다가 복잡한 퇴근 시간을 피해 일부러 늦게 퇴근을 할 때가 많아 수면시간이 늘 부족했다.


 그리고 언젠가 TED를 통해 수면의 중요성에 대한 강연을 본 이후 특별한 일이 없으면 잠은 8시간 이상 잔다. 아니면 내 눈이 떠질 때 일어나는 게 원칙이다.

 

 아침형 인간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리고 부득이하게 낮에 피곤할 때는 낮잠을, 운전 중 졸릴 때는 꼭 휴게소에서 15분 정도 수면을 취하고 출발한다.

아리아나 허핑턴의 수면에 대한 TED강연

 평소에는 딸아이가 등교를 위해 일어나는 7시 30분쯤 기상해서 간단하게 아침을 함께 먹고 아이가 집을 나설 때 나는 새벽에 도착한 신문 2부를 가지고 거의 오전 시간을 다 보낸다. 


 매일의 이슈를 확인하는 것도 있지만 강의나 칼럼 자료로 쓸만한 기사를 수집하기 위해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좋은 내용이 있으면 체크해서 저장해 둔다.


 그리고 나는 강의를 시작할 때 활용할 만한 이야기도 주로 당일 신문에서 찾는 편이라 인사말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일은 없어서 좋다.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나서 오후 일과는 그날그날 다르지만 외부 일정이 없을 때는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도서관에서 강의자료 만들나 원고 작업 등을 하고 여유가 있을 때는 종일 독서를 하거나 영화나 다큐를 보곤 한다.


 정말 날씨가 좋고 나들이하고 싶을 때는 금강을 따라서 자전거를 타기도 한다. 가끔은 낮술이 당길 때가 있어 막걸리 한 잔 걸치고 수놀이도 한다. 직장인들은 누릴 수 없는 호사 중 하나다.  


 1인지식기업가라고 하면 매일 카페에서 커피 마셔가며 일하는 모습을 떠올릴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커피를 즐기지도 않고 외부 일정상 시간이 남을 때 아니고는 카페에서 일을 하는 일은 거의 없다.


 약속이 있을 때도 인근에 도서관이 있으면 일찍 가서 대기하다가 약속 장소로 이동하곤 하는데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고 와이파이도 잘 되니 도서관만 한 곳이 없다. 부디 전국에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런 일은 절대 없다^^

 그리고 나의 경우에 평균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하루에 꼭 해야만 하는 집중노동시간은 많아 봐야 3시간 정도다. 니 3시간이상 일하긴 싫다.  솔직히 직장인들도 업무 준비시간, 각종 회의시간, 점심시간, 쉬는 시간, 전화받는 시간, 집중 안 되는 오후 시간, 어차피 야근이니 저녁 먹고 해야지 하면서 버리는 시간 등을 생각하면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3~4시간 정도 되지 않을까?


 각종 방해를 받지 않는 나는 3시간이면 충분하다. 일의 특성상 오프라인 미팅은 웬만해선 없고 커뮤니케이션은 보통 이메일 아니면 카톡, 문자로 주고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다만 평일이고 주말이고 언제든 업무 관련 연락이 올 수 있고 주말에 일을 할 때도 있지만 내가 좋아서 선택한 일이기에 삶이 곧 일이고 일이 곧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의외로 생활 속에서 해야 하는 잡다한 일이 정말 많다. 잊을만하면 은행, 보험 등 금융 관련 업무, 택배, 등기 등 우체국 우편업무, 1년에 한 번 종합소득세 신고를 위한 세무업무, 아이 학교 행사 방문하기, 요양병원에 계신 아버지 뵈러 가기, 자동차 정비하기 기타 등등 늘 때가 되면 돌아오는 일들이 적지 않다.


 직장이라면 휴가를 내서 하거나 바빠서 미루다 시기를 놓치거나 할 것도 제때제때 여유 있게 처리할 수 있어서 좋긴 하다. 어떻게 보면 이런 일도 미루다 보면 손해를 보기도 하는데 그럴 일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참고로 10년 동안 딸아이 유치원, 학교 행사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해 왔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이는 별 감흥이 없다.

유치원 행사때 아무도 안 듣는데 인사중ㅜㅜ

  그렇게 오후 시간을 각종 업무를 보거나 외부 일정을 마치고 오면 거의 4~5시쯤이 된다. 그때부터 저녁 준비를 위해 자전거를 타고 장을 보러 가거나 있는 재료로 집에서 저녁 준비를 한다. 참고로 어릴 적 내 꿈은 요리사였고 퇴사 후 매일 요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난 10년 동안 아침과 저녁 식사는 정말 바쁜 일이 있지 않는 한 가족과 함께 하고 있는데 재택근무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


  문제는 아이가 방학을 했을 때인데 다행히도 나 역시 교육시장이 한가 해지는 여름과 겨울이 비수기라 집에 아이가 있어도 큰 문제는 없다. 오히려 가족과 함께 장기간 여행을 떠날 수 있어서 좋은데 실제로 5년동안 여름마다 제주한달살기를 하면서 직장인이었다면 누릴 수 없는 경험 할 수 있었다.

 이번 겨울에도 방학이 두달인 딸아이와 처가에 내려왔다가 코로나 19가 터지는 바람에 아직도 못 올라가고 있는 중인데 덕분에 암투병 중이신 장인어른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다.

 

 코로나 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무조건 좋을 것 같지만 오히려 이혼도 증가하고 가족 간의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가족이지만 모두 바쁘게 살다 보면 서로에게 소홀해질 수 있는 코로나19  종식 후에는 재택근무를 장담할 순 없는 만큼 지금의 상황을 만끽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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