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전부터 자본주의 사회는 저성장시대에 진입함과 동시에 전 세계적인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자본가의 비용절감을 위한 비정규직 증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지 오래다. 국내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파견직원의 삶을 다룬 '직장의 신' 이라는 드라마는 2013년에 방영되었고 이 드라마는 2007년 일본에서 히트했던 '파견의 품격' 이란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기도 하다.
사실 일반적으로 '비정규직' 이란 말은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인 느낌이 더 강하다. 하지만 필자처럼 남들이 봤을 때 그래도 안정적이고 좋은 회사를 다니다 자발적 퇴사를 통해 스스로 비정규직(프리랜서)을 선택한 이들도 많다. 다만 이런 경우에는 스스로 비정규직이라고 생각을 하지도 않고 흔히 말하는 프리랜서의 개념으로 독립된 근로를 하는 인디펜던트 워커에 속한다. 개인적으로는 비정규직과 인디펜던트 워커의 차이는 자발적이냐 비자발적이냐와 같은 동기의 형태와 스스로를 직장인이라고 생각하느냐 직업인이라고 생각하느냐와 같은 마인드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된다.
(※참고로 독립근로자(independent worker)에 해당하는 용어는 자유계약근로자, 1인기업, 프리랜서(freelacer), 프리에이전트(freeagent), 자유직업인, N잡러, 긱워커(geekworker), 플랫폼노동자 등 셀 수 없이 많다.)
2016년 맥킨지글로벌인스티튜트(MGI)가 발표한 ‘인디펜던트 워크, 선택과 필요: 기그 이코노미’라는 제목의 리포트(‘MGI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15개국의 노동인구 중 20∼30%, 최대 1억6200만 명이 독립근로자(인디펜던트 워커)로 일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MGI 리포트는 인디펜던트 워크를 유일한 수입원으로 삼느냐, 부수입원으로 삼느냐와 인디펜던트 워크가 자발적 선택이었느냐, 불가피한 결과였느냐에 따라 인디펜던트 워커의 종류를 크게 4가지로 나누고 있는데 상기 기사의 내용을 필자가 표로 정리해 보았다. 괄호 안의 추가적인 설명은 철저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생각이니 참고만 하기 바란다.
명칭이야 어찌됐든 간에 중요한 건 지금까지도 그래 왔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독립근로형태의 1인지식기업가는 더욱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단 코로나라는 변수가 아니었어도 최근 전 세계적인 메가트렌드인 4차산업혁명과 함께 자동화되고 지능화되는 미래사회는 인간의 수많은 일자리를 대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코로나는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시키고 기업은 불확실성시대에 대비해 독립근로자와의 프로젝트성 협업방식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직장에 소속되지 않아도 누구나 자유롭게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일을 하면서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시대다. 엄청난 부를 바라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즉,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플랫폼노동자로서 독립근로를 통해 본인이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충분히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은 확실히다.
우버는 개인이 차량을 이용해 원하는 시간에 택시사업을 할 수 있고 에어비앤비 역시 내가 가진 공간을 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쏘카는 차량을 이동시켜 주는 핸들러들에게 수익을 공유하고 있고 배달의 민족이나 쿠팡 역시 개인도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배달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은 중고물품 거래를 통해 부수입을 창출할 수 있고 셔터스톡은 내가 찍은 사진, 동영상으로 유튜브는 내가 찍은 콘텐츠로 누구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니 굳이 모두가 직장에 소속되어 일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웹툰이나 웹소설 역시 출판사를 통하지 않아도 누구나 콘텐츠플랫폼을 통해 작가로 데뷔가 가능하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은 안정적인 일자리와 직업을 원하기에 여전히 정규직과 직장인이 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다. 중요한 건 과연 더욱 불확실해지는 미래에 과연 안정적인 직장과 직업이 존재할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 그나마 평생고용이 보장된다는 공무원, 교사 등도 저출산고령화에 사무지능화, 언택트서비스, 온라인교육 등이 확대된다면 지금처럼 많이 필요할 것인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게다가 100세 시대에 안정된 직장을 다녀도 은퇴 이후 꼭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도 외로움을 극복하고 사회에서 존재감을 느끼기 위해서도 일생에 한번은 조직을 떠나 스스로 독립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안정된 직장에서 일을 하더라도 은퇴 이후에 스스로 독립을 하기 위한 전문성 확보와 역량강화는 필수다.
큰 돈을 벌진 못하더라도 은퇴 후에도 개인의 역량으로 독립근로를 통해 일정한 수입을 창출할 수만 있다면 그만큼 확실한 노후대비는 없다. 하지만 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경우 어쩔 수 없는 창업이나 묻지마 투자를 하다 노후파산에 이를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은행지점장까지 하셨던 필자의 아버지가 그랬다.
중요한 건 직장인이 되든 독립근로자가 되든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진짜 실력를 갖추지 못하면 어디서도 성공할 수는 없다. 다양한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재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된 하나의 무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학창시절부터 독학을 해 왔던 미래학이라는 분야를 정해 직장 재직시절에도 전문가과정을 다녔고 자발적 퇴사 후 10년 간 1인지식기업가로 생존하기 위해 꾸준한 정보수집과 평생학습(창업대학원 석사졸업)에 투자를 통해 역량강화에 힘써 왔다.
그리고 진정한 1인지식기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꼭 한 가지 일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다양한 형태의 일을 해야할 수도 있고 지금과 같은 코로나 같은 상황에는 하기 싫은 일도 수입원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할 수도 있다는 것은 각오해야 한다. 필자 역시 주수입원은 강의였지만 출판이나 컨설팅을 통해 부수입을 얻기도 했고 메르스 이후 불확실성이 커져 이후 온라인강의도 판매하고 단독출판도 했다.
코로나 이후에는 강의시장에 한파가 몰아닥쳐 남는 시간에 유료칼럼도 쓰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본어 영수증을 AI에게 학습시키는 데이터라벨러(외국어가 가능하면 더 많은 수익창출이 가능함)로도 활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년 동안 강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전국 관광을 다니며 찍어 두었던 수많은 사진을 추려서 얼마 전부터 셔터스톡에 올려 판매를 시작했다. (수익은 아직^^)
어쨌든 10년 동안 1인지식기업가의 삶을 먼저 경험해 본 결과 느낀 것은 시대의 흐름상 직장에 취업을 하지 않아도 내가 마음만 먹으면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하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4차산업혁명으로 지능화되는 기술과 전염병의 확산으로 더욱 더 불확실해지는 미래가 불안하다면 지금부터라도 관심분야를 찾아서 시간과 돈을 투자해 전문성을 기르고 준비가 되었다면 망설이지 말고 과감히 독립을 선언하자. 내 삶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삶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여러분도 반드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한번은 독립근로를 해야 한다면 비자발적 독립근로자보다는 자발적 독립근로자가 더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