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운반용 차량 공유 서비스
승용차에 들어가지 않는 짐을 옮겨야 할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나요? 풀옵션에 혼자 거주하는 1인 가구나 하숙생들이 이사해야 할 때 난감한 경우가 많죠. 이번에는 짐을 옮기려는 사람들을 픽업트럭(짐칸의 덮개가 없는 소형 트럭)이나 밴을 소유한 사람들과 연결하는 공유 플랫폼 Truxx를 소개합니다.
Truxx는 우버(Uber)처럼 승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물건 이동이 목적입니다. 픽업트럭이나 밴을 소유한 사람들이 앱을 통해 운전자로 등록하면 신원조사(범죄기록 등) 및 승인 과정을 거쳐 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요청한 픽업 위치에서 30마일(48km) 이내에 있는 운전자에게 알림 메시지가 전송되면, 앱에서 픽업 요청 위치, 날짜, 시간을 확인하고 작업을 수락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Truxx의 설립자인 Carlos Suarez는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자신의 차를 팔아 트럭을 구입해 베타 서비스의 첫 운전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본인의 생활 속 불편함에서 사업 아이템을 얻었는데요, 새로 구입한 TV가 자신의 자동차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죠. 스웨덴 가구 이케아(IKEA)의 설립자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가 고객이 구입한 식탁이 자동차에 들어가지 않아 힘겨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조립식 가구를 고안해냈듯이, Carlos Suarez는 식탁이 들어갈 만한 자동차를 빌려 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죠.
이용 요금은 30분당 25달러부터 시작하고 통행료와 주차비는 불포함입니다. 타업체와 다른 점은 짐을 싣고 내리는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는 것으로, 이 경우 30분당 35달러를 지불하면 됩니다. 인력이 더 필요한 경우 두 명의 도우미를 요청할 수 있는데, 두 번째 도우미에게는 30분당 15달러의 요금이 부과됩니다.
회사는 운전자에게 고객이 지불한 금액의 70%를 지급하는데요. 타업체와 또 다른 차이점은 팁이 고스란히 운전자에게 전달된다는 점입니다. 일부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 업체에서 고객이 준 팁을 일한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거나 거액의 팁을 미끼로 서비스 주문을 수락하도록 유도했다가 팁 금액을 변경하는 등 팁을 악용한 사례들이 문제로 제기되곤 하는데, Truxx는 이런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팁이 운전자에게 직접 전달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서비스 대상도 일반인에서 소매업체로 확대했습니다. 빅박스(big box)를 배송해야 하는 소매업체와 협력하여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아마존과 비교하여 일반 소매업체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당일 배송인데요. 특히 가구처럼 배송 물품의 사이즈가 큰 경우 각 지역의 당일 배송을 Truxx가 해결해줄 수 있기 때문이죠.
우버, 에어비앤비, 위워크 등 대표적인 공유 서비스들이 주춤하면서 공유경제가 한풀 꺾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고, 공유경제의 규모 역시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죠.
공유경제가 각광 받은 가장 큰 이유는 사용자의 경제적 이익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기술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 제공자는 잉여자산을 활용해 소득을 얻고, 서비스 이용자는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인 사업모델입니다. 그런데 플랫폼 회사의 독점구조, 혹은 동일 사업 모델의 소비자 혼란, 수수료의 과도한 수취, 과대 광고, 서비스 질의 문제 등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공유 서비스의 핵심이 윈윈구조의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할 때, 공유 서비스가 주춤한 이 시점에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유익한 사업 모델인지 다시 한 번 점검해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