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잡] 미식여행 전문가 푸드 셰르파

by Future Job

여행 패턴이 유명 관광지를 찍고 오는 것에서 현지문화를 즐기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여행과 관련된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현지의 먹거리 체험을 도와주는 ‘푸드 셰르파’도 이런 트렌드와 함께 새롭게 등장한 직업입니다.



| 현지 음식문화 체험의 길라잡이


단체관광이 아닌 개별여행의 경우 무엇을 먹을지 직접 결정해야 하는데요, 하루 세 끼 식사할 곳을 찾는다는 것이 만만한 일은 아닙니다. 맛집을 검색하다 보면 너무 많은 정보에 선택이 쉽지 않고, 설령 맛집을 찾더라도 음식을 잘못시켜 낭패보기 일쑤입니다. 이럴 때 푸드 셰르파의 도움을 받는다면 주린 배를 채우는 것 이상의 식도락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셰르파(sherpa)라는 용어는 히말라야 등반을 직접 안내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직업 명칭인데요. 등정루트를 계획하고 캠프를 설치하는 등 트래킹 그룹이 안전하게 등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셰르파가 히말라야 설원의 신비로운 광경을 만끽할 수 있도록 등반객을 안전한 길로 안내해주는 것처럼, 푸드 셰르파는 여행객에게 현지 음식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 출처 : Spain Food Sherpas youtube >



| 우리동네 맛집은 내가 제일 잘 알아


푸드 셰르파는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최고의 맛집으로 여행객들을 안내합니다. 파리의 치즈 전문점에 데려가 치즈의 종류를 알려주고 맛을 보고 구매를 도와주기도 하고, 스페인의 쉐프 셰르파는 여행객들과 함께 시장에서 농산물을 구입해 빠에야 만드는 방법을 직접 가르쳐 주기도 합니다. 하노이에서 미로와 같은 골목길을 걸으며 맛보는 미식투어는 현지인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경험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로마의 푸드 셰르파는 갓 구운 피자, 홈메이드 파스타, 마을 최고의 카푸치노, 장인이 만든 젤라또 등 현지인만 아는 숨은 맛집으로 여행객을 안내합니다.


짧은 시간 안에 현지의 먹거리 문화를 탐방해야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3-4시간동안 걸으면서 그룹투어를 하는데 적게는 2-3곳부터 많게는 6-8곳의 맛집을 방문합니다. 비용은 길거리 간식투어부터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된 레스토랑 투어까지 체험에 따라 가격도 달라집니다.

< 출처 : Spain Food Sherpas youtube >



| 미식투어의 완성은 스토리텔링


현지문화를 엿보기에 음식만한 것이 없는데요, 음식 속에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전문적인 푸드 셰르파는 단순히 맛집을 소개해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365일 구석구석을 직접 발로 뛰며 음식을 맛보고 그 음식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재료 등 각종 정보를 취합하여 여행객들에게 스토리텔링으로 재미있게 풀어냅니다. 여행객들이 책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지식을 얻고 충만감을 느낀다면 푸드 셰르파에게 기꺼이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맛없는 음식도 스토리를 알고 먹으면 맛있어지는 것이 스토리텔링의 힘인데요, 푸드 셰르파의 음식에 대한 해석과 의미 부여는 여행객들에게 입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 푸드 셰르파, 나도 될 수 있을까?


< 출처 : Delicious Dublin Tours youtube >

해외에서 푸드 셰르파는 주로 푸드 칼럼니스트, 셰프, 파워블로거, 농장 주인, 홈스테이 운영자들이 하고 있지만, 음식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전해 볼만한 직업입니다. 사무실도 필요 없고, 블로그나 SNS는 훌륭한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어학에 재능 있는 사람이라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푸드 셰르파가 될 수도 있고, 국내 식도락가들을 대상으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식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인이라고 해서 한국음식에만 국한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의 매력에 푹 빠진 한 프랑스 여성은 아일랜드 음식을 소개하는 푸드 셰르파가 되어 푸드투어 회사를 운영 중입니다.


혼자 시작한 푸드 셰르파가 하나의 기업으로 확장될 수도 있습니다. 피카소의 고향이자 스페인 남부의 항구도시인 말라가(Malaga) 지역 주민 몇몇이 그들의 요리와 문화를 알리기 위해 시작한 소규모 비즈니스가 그곳을 경험한 여행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으면서 지금은 주변 지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한 미식투어 회사는 각 도시마다 푸드 셰르파를 둘 만큼 독일을 대표하는 워킹투어 여행사로 성장했습니다.


음식에 스토리를 입혀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현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일은 음식문화의 격을 높이는 의미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photo copyright. pexels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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