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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쉐아르 Jan 26. 2017

스티븐 킹의 <The Stand>

전화번호부를 써도 베스트셀러로 만들 수 있다는 스티븐 킹. 그의 여러 작품 중에 베스트로 여겨지는 작품은 <The Stand>입니다. 1978년 초판이 발간되었고, 1990년 초판에서 삭제된 400여 페이지를 추가한 완전판이 나왔습니다. 번역판 제목은 <스탠드>로 6권입니다. 


이 책을 마침내 끝냈습니다. 읽지는 않고 들었습니다. 오디오북 플레이 시간이 거의 48시간입니다. (페이퍼백으로 1152 페이지) 운전할 때만 듣다 보니 거의 한 달 반이 걸렸네요. 참고로 이 오디오북 낭독한 성우 완전 쨩!입니다. 


미군이 연구하던 슈퍼 바이러스가 연구소 밖으로 빠져나와 99%의 인구를 죽인다는 설정은 78년 당시에는 새로웠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흔합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흥미로운 이유는 살아있는 묘사 때문입니다. 바이러스가 어떻게 빠져나왔고, 퍼졌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어떻게 죽어갔는지 눈 앞에서 보듯 생생합니다. 이 부분 읽을 때는 정말 옆 사람이 기침이라도 하면 캡틴 트립스(소설 속 바이러스의 이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마을 별로 한 두 명씩 살아남은 사람들은 꿈에 이끌려 선과 악을 상징하는 두 사람에게 모입니다. 새로운 집단이 만들어지고, 선과 악의 싸움도 벌어집니다. <스탠드>가 Sci-Fi가 아닌 이유는 사람들의 행동에 개입하는 초월적 힘의 존재 때문입니다. 기독교의 하나님이 언급되기에 종교적이라 볼 수도 있지만 그보다 원천적인 선과 악의 대결이라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킹의 소설에는 모든 등장인물이 살아 있습니다. 복원판에 추가된 킹의 서문이 왜 그런가 말해줍니다. 예를 들어 "잠실에 사는 남자가 바이러스에 걸려 죽었다"고 적으면 그 남자는 지나가는 사람일 뿐이지만, 그 남자의 이름과 직업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알려주면 우리 옆의 누군가가 죽었다 생각하게 된다고요. 정말 이 소설 속의 모든 등장인물은 각자의 스토리가 있습니다. 어떤 때는 지루할 정도로요. 그 모든 인물에 다채로운 생명력을 부여하는 능력만으로도 스티븐 킹은 위대한 작가입니다.     


영화화 시도도 여러 번 있었지만, 모두 무산되었습니다. 그보다는 미니시리즈가 어울릴 텐데 1994년 4부로 제작된 미니시리즈는 소설에 비해 디테일이 너무 부족합니다. 소설이 3부로 되어 있는데, 각 부를 10개 정도의 에피소드로 만든다면 소설의 내용을 충분히 담을 수 있을 겁니다. 


<스탠드>는 킹의 다른 몇 개 작품과 세계관을 공유합니다. 다음에는 그중 하나인 다크 타워 시리즈를 읽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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