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공대생의 심야서재 Apr 03. 2016

'인터넷 전문은행'을 읽고...

우리의 미래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핀테크로 변화중

나에게 공포스러운 감정을 안겨주는 장소는 '어두컴텀한 시골의 푸세식 화장실'이나 '군대에서 담력 훈련을 하던 심야의 공동묘지', '끔찍한 절벽 앞에서 추락할 것 같은 공포 ', '혼자 공포 영화를 보는 영화관 같은 장소'가 아닌 다름 아닌 바로 '은행'이란 곳이다. 어쩌면 공황장애라고 하는 공포가 내가 은행에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두려움과 유사한 감정이라고 한다면 어떤 것인지 살짝 알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은 은행 창구에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시스템이 편리하게 구축이 잘 되어있어서 편안한 안방에서도 웬만한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가 있다. 하지만 가끔 은행을 방문해야 할 때, 나는 그때마다 식은땀이 흐르고 은행이라는 공간이 너무나 낯설게 느껴져서 내 몸과 정신이 둘로 쪼개져 있는 듯한 생경스러움을 경험한다.



은행 업무는 항상 아내의 담당이었다. 각종 공과금 납부, 자동 이체, 계좌 이체, 대출, 예금, 적금 등등 은행에 관련된 업무는 전적으로 아내에게 일임했다. 나는 총각 때부터 자금 관리에 능숙하지 못했고, 그쪽에는 워낙 재주가 없을뿐더러, 경제 감각이 거의 없다시피 하였다. 결혼 후, 나의 역할은 열심히 돈을 벌어오는 것이고, 아내는 자신의 경제적인 감각을 통해서 가정의 안살림과 경제를 맡도록 서로의 역할을 분산시켰다. 아내는 은행, 보험, 연금, 대출, 부동산 등의 자산 관리에 꼼꼼했다. 내가 결혼해서 서울 4대 문안에 집을 장만하고 미래의 노후를 위해서 적절히 대비하고 있는 것도 모두 아내의 가정경제 관리 덕분이다. 





아내는 금융에 있어서 상당히 보수적이다. 필요에 따라 온라인을 이용하지만 오프라인 금융을 더 선호하고, IT가 주도하는 새로운 금융체계에는 미덥지 못한 편이다. 아무리 편리한 시스템을 제공하는 인프라가 눈 앞에서 펼쳐진다 하더라도 보수적으로 시스템을 활용하는 편이며, 온라인의 편리함보다는 아직까진 오프라인의 수고스러움을 선호하는 편이기도 하다. 나는 개발자로 IT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 해왔다. 어떤 누구보다 IT 트렌드에 대해서 예민한 편이며, 앞으로 유행할 것 같은 미래의 유망한 기술, 우리 생활에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 사물 인터넷과 같은 최신 트렌드에 밝은 편이다.



나는 금융 관련 분야에 특별한 관심이 없지만, 카카오가 주도하고 있는 '카카오페이'나 삼성이 주도하는 '삼성 페이'정도는 수없이 얘길 들어서 익히 잘 알고 있다. 왜 IT 기업들이 너도나도 주도적으로 인터넷 기반의 금융 시장에 뛰어드는지 그 목적도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가 수없이 많은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에 집중 투자를 했는지, 결국 3,800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가입자 유치에 성공한 카카오가, 새롭게 벌일 예정인 '인터넷 전문은행' 비즈니스에 자신의 인프라를 어떻게 응용할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했다.





나 같은 금융 및 은행 업무에 문외한인 사람들 조차 '카카오 페이'와 같은 신개념의 서비스를 이용할지 고민하고 있던 순간에 출판사로부터 의뢰를 받은 책이 한 권 있었다. 그 책은 바로 '인터넷 전문은행'이라는 다소 나에게 거리가 먼 금융 관련 서적이었다. 의뢰를 받고 잠시 고민을 했었지만, 이번 차에 부족했던 금융 관련 식견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겠다는 호기심과 의욕이 고취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보다 내가 금융에 관심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모든 금융 업무를 아내에게 맡기고 있었지만, 금융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IT 기술 및 관련 트렌드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금융계 종사자들 뿐만 아니라 IT 관련 업계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나 역시 IT 분야 개발자로서 카카오의 행보에 늘 관심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설립되면 앞으로 어떤 일들이 생길지 궁금해하며 책을 읽게 되었다. 스마트 폰만 있으면 은행에 가지 않아도 대출이 가능하며, 카카오톡 메시지 보내듯이 자금을 송금할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편한 세상인가?' 다만 나 같은 기성세대들에겐 편리함보다는 안전함이 우선시된다. 카카오톡으로 메시지 보내듯이 송금을 할 수 있고, 누구나 스마트 폰만 있으면 공인인증서 없이도 대출이 되고, 이체가 된다고 하니, 오히려 해커들에게 더 큰 기회가 부여된 것은 아닌지 걱정거리가 앞서기도 한다. 다만 인터넷 뱅킹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면서 서서히 적응했듯이, 인터넷 전문은행 역시 거부할 수 없는 미래라는 생각도 든다.





2014년 카카오는 15개 시중 은행, 금융 결제원과 손잡고 뱅크월렛 카카오, '카카오 뱅크'라는 인터넷 전문은행을 설립했다. 실제 서비스는 준비 기간을 마친 2016년 하반기가 예상되지만, 서비스의 골자는 카카오의 메신저인 카카오톡으로 하루 10만 원까지 송금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카카오페이'는 공인인증서 없이 비밀번호의 입력만으로 결제가 이루어지는 간편 결제 서비스이다. 특이점인 것은 은행이 주도하는 것이 아닌 IT 업계가 주도하는 금융 관련 서비스라는 것이다. 카카오뿐만 아니라 삼성의 삼성 페이 등 IT 기업들이 주도하여 금융 시장을 이끌어가는 것이 핀테크의 차별성이다.



핀테크의 차별적인 구성은 지급결제, 금융 데이터 분석, 금융 소프트웨어, 개인 자산관리, 플랫폼 등이 통합되어 운영되는 서비스라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서비스의 핵심에는 모바일 즉 스마트 폰이 주도를 한다. 고객은 더 이상 은행에 가지 않아도 모바일로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스마트 폰으로 자금 이체, 간편 결제를 공인인증서 없이 할 수 있는 핀테크의 시대가 열린다고 한다.



또한 젊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SNS(페이스북, 블로그 등)를 이용하여 고객의 금융 이용 형태, 신용등급 등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의 ICT 기술을 이용한 인프라를 활용한다. 엄밀히 말한다면 무서운 사실이기도 하다. 내가 인터넷에 올리는 글이라던가 페이스북에 게시하는 글들이 인공지능 로봇에게 감시당하고 분석당하여 미래의 대출에까지 참고된다고 하니, 두려운 마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현이 우리의 일상에 어떤 도움이 될지 분명한 사실은 시간이 좀 더 지나고 정착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미래를 주도할 핵심 금융 시스템은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IT 기업뿐만 아니라 시중의 은행까지도 독자적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이 주도하고 있는 비스니스와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을 보면 미래의 금융 비즈니스는 '인터넷 전문은행'임을 알 수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


1. 무점포 은행
2. ATM 기기, 인터넷 카페와 같은 간편 업무를 볼 수 있는 지점, 디지털 키오스크의 점포 역할 수행
3. 오프라인의 비용을 절감하여 예금 및 대출금리에 우대금리 적용
4. 시공간에 제약이 없는 편리한 서비스 제공
5. 빅데이터를 분석한 고객별 맞춤 서비스 제공


고객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낮은 수수료와 중금리 대출이라고 한다. IT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3 세대 인터넷 전문은행은 고객 데이터와 금융 데이터를 서로 교환하여 제휴한다. 서로의 장점을 특화하여 극대화하는 것이다. 국내의 인터넷 전문은행은 카카오 컨소시엄(카카오 뱅크)에 참여 중인 KB국민은행, 한국투자금융, 넷마블, SGI서울 보증, 우체국, 이베이, 예스 24이다. 컨소시엄은 카카오톡의 엄청난 고객, 우체국의 물류망, 지마켓, 옥션 고객의 빅데이터 분석, 서울보증의 신용정보, 김기사 내비게이션을 통한 행동 분석 등을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한다.



고객은 카카오의 금융 봇과 친구와 채팅하듯이 편안하게 대화를 할 수 있다. AI는 자동으로 언제든지 대답을 할 수 있으며 마치 개인비서와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금융 서비스를 게임하듯이 이용할 수 있으며, 카카오톡으로 언제든지 편안하게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인터넷 전문은행일까? 인터넷뱅킹은 구시대의 산물이다. 인터넷은 현재 모바일로 대체 중이다. 96년도에 탄생한 인터넷 뱅킹이 처음에 성공적으로 정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수료의 혁신이었다. 현재까지는 예금잔액조회, 거래명세 조회, 자금이체 정도로 국한되고 있지만, 누구나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 폰으로 24시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모바일의 성장은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고 있으며, 저성장 트렌드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모바일이라는 것, 핀테크의 중심에는 모바일이 있다는 점이다.





2016년 하반기 출범 예정인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공 여부는 인터넷 뱅킹의 진화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20~30대는 모바일뱅킹, 30~50대는 인터넷뱅킹이 타깃이다. 고객을 될 수 있으면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공요건일지도 모른다.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은 게임 업체를 끌어들여 게임하듯이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고객에게 재미 요소를 제공하고 있으며, 게임으로부터 얻어진 아이템으로 예금 이자를 대신할 수 있는 수단을 지급하기도 한다.



미국은 현재 20개 인터넷 전문은행, 총 자산 6,050억 달러, 총예금 4,383억 달러(2014년 9월 기준)로 성장했으며, 미국 전체 은행의 총자산 중 인터넷 전문은행이 차지하는 비중, 3,9%, 총예금은 4.3%에 달한다. 일본 인터넷 전문은행의 총자산은 2014년 3월 기준 8조 5,000억 원, 총예금은 7조 5,000억 엔 규모이며, 일본에서는 모바일 맹킹 이용률이 극히 낮은 것이 특징이다. 중국에서는 간편 결제뿐만 아니라 인터넷 전문은행 등 핀테크 산업 전반이 한국보다 빠르게 전개돼 나가고 있다.





만일 '카카오톡으로 돈을 보냈다가 돈이 사라지거나 해킹을 당하면 어쩌나'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는 건 사실이다. 개인적인 정보들이 해커들에게 언제 넘어갈지도 모를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편리한 서비스가 두려움을 어떻게 가시게 할 것인가?' 가 서비스의 관건일 수 있다. 결국은 보안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모두가 원클릭 간편 결제의 편리성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지만, 실제 취약할 것 같은 보안성의 문제점은 새로운 서비스의 실사용을 꺼리게 한다. 새로운 금융 서비스 도입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부분은 보안이다. 정부는 아직까지 액티브엑스조차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 아닌가? 편리함에 앞서 국민인 안전하게 믿고 쓸 수 있는 서비스의 개선이 우선이다. 지저분한 보안 모듈의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는 HTML5와 같은 웹 표준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중요할지도 모른다.



은행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금융 서비스가 IT 업체의 기술 주도로 바뀌게 된다면, 어쩌면 더 고객 중심적이며 친화적인 서비스의 도입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그동안 금융 산업을 주도했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시작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우리의 미래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및 핀테크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부할 수 없는 미래는 막연히 피하는 것보다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그것이 중요하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분명한 우리의 미래다. 우리가 미래에 적응해야 할 금융 트렌드인 것이다. 막연하긴 하지만, 카카오와 다른 컨소시엄이 주도하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어떻게 금융 업계를 리드할 것인지 기대가 된다. 그리고 나의 실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나와 같이 은행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지 궁금해진다. 이 책을 금융 업무에 보수적인 아내에게 추천을 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삶의 의미란 무엇일까?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