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여름이 물러가요
온기가 저물어요
나의 밤, 당신의 낮,
동시에 눈을 감아요
하늘에서 새벽닭이 외쳤어요
날개가 새카맣게 타버렸다고
우린 구름다리 위에 모여 앉아
소리 없이 지는 낮달에게 불길한 소원을 빌어요
하얗게 익은 노래를 돌려달라고요
목성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하니까요
그럴 때마다 나는
한 번도 씻지 않은 빈손으로
스르르 밤달을 그러모아
피지 못한 미소를 보낼 테죠
그러면 여름은
그 자리에서 사라지겠죠
눈이 시리도록 생살은 돋아날 테고요
그러니 찾지 말아요
기억하지 말아요
코스모스에 묻힌 철 지난 바람처럼
잠시 흩날려 보는 거예요
외롭게, 눈부시게, 창백하게
어디론가 한껏 날아가 보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