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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Oct 29. 2022

상상력을 뛰어넘는 세계로 여행을 떠나요

백만장자의 눈 - 로알드 달, 10월 읽은 책


로알드 달의 《백만장자의 눈》


로알드 달의 《백만장자의 눈》은 4편의 단편 소설,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된 단편 소설 1편, 에세이 ‘행운 - 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나’, 그의 잡지 기고 첫 글 ‘신은 죽 먹기’까지 총 7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전체 페이지는 300페이지 정도로 무리가 없다면 3시간 내에 충분히 완독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로알드 달의 소설은 《클로드의 개》, 《로알드 달의 위대한 단독 비행》, 《백만장자의 눈》이렇게 3권이고 앞으로 읽을 책은 《맛》, 《헨리 슈거》 정도다. 아마도 다른 책보다 우선순위 상위에 위치할 예정이다. ‘로알드 달’을 우선순위 위쪽에 배치한 이유는 순전히 재미 때문이다. 그리고 소설 안에서 발견하는 놀라운 상상력과 그의 유머, 허를 찌르는 그의 돌파력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또한 기대하지 않았던 덤으로, 소설가란 무엇인지 그의 진지한 조언까지 들을 수 있다.


로알드 달은 소설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소설가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소설가는 어떻게 될 수 있냐고 묻는다. 위대한 찰스 디킨스 같은 작가는 천재적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평범한 나머지 사람들은 소설가로 인정받기 위해, 나름의 탄탄한 보수를 보장하는 직장을 가져야 한다고, 그것이 바탕이 되어야 소설을 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소설가로 성공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출판하지도 못할 글을 몇 년 동안 쓰면서 자신의 모든 시간을 할애하는 일이야말로 좌절감만 얻게 될 거라고 충고한다. 그렇게 말하면서 소설가로 성공하고 싶다면 상상력, 글을 잘 쓸 것, 절대 포기하지 않을 만큼의 체력, 완벽주의 성격, 강한 자제력(혼자서 해야 하기 때문에), 예리한 유머감각, 겸손, 이렇게 7가지를 강조했다. 흠, 나는 몇 가지나 가지고 있을까? 


《백만장자의 눈》에는 동물과 대화하는 능력을 소유한 소년이 등장하고, 마술사의 능력을 가진 백만장자가 등장하며, 로알드 달이 작가가 된 과정을 소개하는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고, 그가 잡지에 기고한 첫 번째 글도 읽을 수 있다.


《백만장자의 눈》 단편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에피소드는 ‘백만장자의 눈’이다. ‘헨리 슈거’라는 백만장자가 우연히 도서관에서 책 한 권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어느 의사가 자신이 인도에서 경험한 기묘한 사건을 글로 남긴 것이었다. 헨리 슈거는 그 책의 지침에 따라 인도의 신비한 요가 명상법을(한 가지 사물에 집중하는 법) 알게 되고 그 덕분에 얻은 신묘한(?) 능력 덕분에 모험을 펼치다, 각성한(?) 끝에 진정한 백만장자가 되어간다는 이야기. 


재미있는 것은 상상력을 뛰어넘는 이야기를 전개하며, 로알드 달이 그 이야기 속에 직접 화자로서 개입해서 마치 이야기가 사실인 것처럼 위장한다는 것이다. 마치 헨리 슈거의 경험담이 허구가 아니라 진짜인 것처럼 소설이라면 몇 가지의 추론을 예상할 수 있을 거라고 가설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실화인 만큼 결말도 사실대로 진술한다고 진술한다. ‘진짜 일어났던 일은 이렇다’고 강조하면서.


나는 그 부분 때문에 혼란스러워졌다. 헨리 슈거는 가명이고 그의 진기한 경험담이 사실이라면, 요가의 수련법이야말로 인간을 능력을 뛰어넘는, 기존의 상식을 박살 내는 상상력 밖의, 그러니까 마술과 같은 일들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라고 가정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로알드 달에게 설득을 당하고 만다.


소설가의 상상력이란 결국 소설가의 경험이 바탕이 된다. 로알드 달은 자신의 학창 시절을 소개하며 간접적으로 그렇게 밝힌다. 재료가 풍성해야 요리도 일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뭐, 소설가는 되지 못하더라도 그의 이야기를 통해서 내 안에 잠든 거인 같은 상상력을 깨워보려고 시도했으므로 충분히 만족을 얻었다고 선언하며, 이번 독서의 의미를 정의해 보련다.


책 속의 한 문장


소설가가 되고 싶다면 반드시 가져야 하는, 아니면 가지려고 노력해야 하는 자질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활발한 상상력이 있어야 한다.
2. 글을 잘 써야 한다. 독자의 머릿속에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르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모든 사람이 이런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이것은 재능이라 여러분에게 이런 능력이 있든지 없든지 둘 중 하나이다.
3. 체력이 필요하다. 다른 말로 하자면 몇 시간이고 며칠이고 몇 주고 몇 달이고 여러분이 하는 일을 물고 늘어지면서 절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4. 완벽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즉 여러분이 쓴 것에 절대 만족하는 법이 없이 몇 번이고 고치고 또 고쳐서 여러분이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잘 쓸 수 있게 해야 한다.
5. 자제력이 강해야 한다. 여러분은 혼자 일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고용되지 않았다.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여러분을 해고하거나 게으름을 피운다고 질책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6. 예리한 유머 감각이 있으면 크게 도움이 된다. 성인을 대상으로 글을 쓸 때는 유머 감각이 필수적이지 않지만, 어린이용 책을 쓸 때는 꼭 필요하다.
7. 어느 정도 겸허해야 한다. 자기 작품이 끝내준다고 생각하는 작가는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10월 읽은 책 - 완독 기준(feat. 노션)

10월 읽은 책 - 완독 기준(feat. 노션)


오늘 도서관에서 빌려온 따끈따끈한 책들



도서관 가는 길에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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