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대생의 심야서재 Oct 08. 2024

내가 여전히 구글 킵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 : 임시노트

3. 실전 : 아이디어 빠르게 기록하기

내가 아직 구글 킵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솔직히 말해 '의리' 때문이 아니다. 현재는 노션으로 대부분의 지식을 관리하고 있지만, 구글 킵을 여전히 쓰는 것은 그곳에 이미 많은 메모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구글 킵에 저장된 메모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나의 오래된 생각의 축적이자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원천이 된다.


노션에 제텔카스텐을 멋지게 구축해 놓고도 여전히 구글 킵을 자주 사용하는 이유는, 그 단순한 접근성과 오랜 기간 동안 형성된 기록의 방대함 때문이다. 구글 킵의 메모들은 나의 일상적인 생각부터 중요한 아이디어, 작가가 되기까지의 모든 기록까지 포함되어 있어, 그것들을 다른 도구로 옮기는 것은 다소 비효율적이다. 또한, 구글 킵의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는 즉각적인 기록과 빠른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구글 킵을 활용하며, 필요에 따라 노션과 병행하여 사용함으로써 각 도구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고 있다.


구글 킵은 노션에 비해 기능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메모의 본질에 집중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구글 킵의 가장 큰 장점은 심플함이다. 화면 중앙에서 '메모 작성'을 클릭하면 바로 입력할 수 있는 포스트잇이 뜬다. 거기에 내용을 입력하면 끝이다. 제목을 설정하지 않아도, 전체 메모를 조망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



구글 킵은 그 단순함 덕에 사용법을 따로 배울 필요가 없다. 라벨을 미리 디자인할 필요 없이, 메모를 작성하면서 '#' 기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라벨을 만들 수 있다. 텍스트 중심의 메모 도구로, 노션처럼 텍스트를 화려하게(?) 꾸밀 수는 없지만, 그 덕에 오직 기록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노션으로 제텔카스텐을 구축하면서 임시 노트, 문헌 노트, 영구 노트를 연결하며 사고가 확장된다는 사실을 배웠지만, 구글 킵을 임시 노트 용도로 활용해도 충분하다. 특히 전자책을 읽으며 문장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때는 구글 킵을 즐겨 사용한다. 스마트폰 앱의 공유 기능을 활용하면 구글 킵으로 바로 문장을 보낼 수 있고, 라벨을 선택해 지정된 라벨로 빠르게 문장을 기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밀리의 서재 앱에서 김정운 교수의 <창조적 시선>을 읽는다고 가정해 보자. 하이라이트 한 문장을 선택하면 메뉴가 나오고, 오른쪽 끝에 있는 공유 아이콘을 선택해 '텍스트로 공유하기'를 클릭하자. 이후 앱 목록에서 '구글 킵'을 선택하고 라벨을 지정한 뒤 저장 버튼을 누르면, 해당 문장이 구글 킵에 기록된다. 이 과정을 통해 원하는 모든 문장을 쉽게 저장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메모를 주로 하는 사람이라면 리디북스나 뉴스 기사, 기타 웹 콘텐츠도 같은 방식으로 쉽게 기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요한 뉴스를 읽다가 유용한 문장을 발견했을 때, 위의 과정을 반복해 구글 킵에 저장할 수 있다. 장소에 관계없이 마치 비밀 작전하듯이 원하는 정보를 간편하게 기록하고 정리할 수 있으며, 저장된 메모는 이후에 검색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노션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구글 킵 대신 노션 앱에 바로 저장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다. 물론 가능하다. 하지만, 문장이 제목에 들어가 깔끔하지 않게 공유되는 경우가 많아 나는 추천하지 않는다.


웹에서 특정 문장을 구글 킵으로 옮기고자 할 때도 절차는 매우 간단하다. 예를 들어, 미디엄에서 특정 아티클을 읽고 그 일부를 메모하고자 할 경우, 해당 텍스트를 드래그하여 복사한 후 구글 킵 웹페이지에 붙여 넣기만 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원문 링크를 함께 첨부할 수 있기 때문에, 출처를 명확히 하며 관련된 아티클 내용을 신속하게 기록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히 메모의 저장을 넘어서 출처와 맥락을 함께 보존함으로써 향후 정보의 신뢰성을 유지하고, 필요할 때 빠르게 원문을 참조할 수 있게 해 준다.


구글 킵에서 제텔카스텐의 문헌 메모나 영구 메모처럼 메모를 연결할 수 있을까? 조금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지만 가능하다. 예를 들어, '창의성'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모든 메모 중 해당 키워드가 포함된 문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여러 메모들을 주제별로 분류하고 재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나만의 독창적인 메모 연결이 가능해진다.


필요한 메모를 선택한 후, 'Google Docs로 복사' 기능을 사용하면 선택한 메모들이 하나의 구글 독스 문서로 모인다. 이때, 구글 독스에서 추가적인 편집 작업을 하여 각 메모 사이에 관련성을 추가하거나 설명을 덧붙일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문서는 보다 정리된 형태로 활용될 수 있으며, 이를 가공해 노션의 문헌 메모로 옮기면, 여러 임시 노트를 연결해 새로운 문헌 노트를 생성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개별적인 메모들이 하나의 일관된 주제를 이루며, 사고의 확장과 지식의 연결이 가능해진다. 또한, 메모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며, 이를 추가로 기록하여 더 깊이 있는 자료를 만들어낼 수 있다.



구글 킵과 구글 독스만으로도 제텔카스텐 개념을 활용해 메모를 창의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도구의 기능보다 메모에 담긴 지식을 직관적으로 연결하는 태도다. 노션이나 옵시디언을 배우기 어렵다면, 구글 킵 같은 단순한 도구를 사용해도 충분하다. 다만, 구글 킵의 아이폰 앱은 로딩 시간이 길어 불편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PC에서는 문제없이 빠르게 접근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참고로, PC 크롬 브라우저 사용자는 'Save To Notion'이라는 확장 기능을 활용해 노션 데이터베이스로 페이지 내용을 쉽게 스크랩할 수 있으니, 궁금한 사람은 관련 영상을 찾아보길 바란다.


이전 13화 언제 어디서나 빠르게 기록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