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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Jul 26. 2016

David Foster - The Best of Me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은? 바로 지금일지도 모른다.

데이빗 포스터


팝의 역사에 있어서 데이빗 포스터를 빼놓고 그 뿌리 깊음을 논한다는 것이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만큼 데이빗 포스터가 팝에 끼친 영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그는 여전히 살아 숨 쉬는 팝의 역사이며, 존재 자체가 발산하는 후광만으로도 우리의 가슴을 빛나게 하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데이빗 포스터는 캐나다 태생의 작곡가, 프로듀서, 연주가로서, 팝 역사에 있어서 어마어마한 발자취를 남겼으며, 국내에까지도 그의 영향을 받은 작곡가들이 있다. 대중가요를 작곡하는 거의 모든 작곡가에게 가히 신적인 존재로 불릴 정도다.



80 ~ 90년대, 우리가 즐겨 들었던 수많은 팝을 작곡했거나 프로듀싱을 담당했다고 한다. 어떤 곡들은 서로 무언가 비슷할 정도로 닮은 구석이 있다 싶었는데, 그런 곡들의 대부분은 데이빗의 음악이라 하여도 과언은 아니다. 데이빗 포스터가 작곡한 곡들은 서정적이면서도 웅장한 스케일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 때로는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서 클래식하면서도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데이빗 포스터의 음악 세계


그의 음악은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서정성의 끝을 달린다. 유희열이나 김형석 같은 유명 작곡가도 그의 영향을 받았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특히 유희열은 라디오에서 '류이치 사카모토'와 '데이빗 포스터'를 그토록 동경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유희열의 경우에는 라디오 DJ 시절 공개적으로 데이빗 포스터 곡의 특정 코드를 자신의 곡에 응용했다고 말하곤 했다.



어쩌면 데이빗 포스터의 곡들이 일반인도 충분히 예상이 가능한 평이한 전개를 띄고 있으며,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무난한 코드이기 때문에 그것이 그의 성공의 이유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담백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율로 감성을 자극하는 사운드를 누구나 쉽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단순히 시대적인 산물이라고 그의 업적을 단순화시킬 수 있을까? 그는 악기들의 고유 특성을 잡아내어 그것들 간의 상성이나 밸런스를 조화롭게 뽑아내는 천재적인 편곡의 능력을 지녔다. 작곡가 방시혁이 'Hitman Bang'이라는 별명을 쓰고 있는데, 사실 원조 히트맨은 바로 데이빗 포스터라고 볼 수 있다.





평생에 단 한번 수상하기 힘들다는 그래미에서 최우수 작/편곡가, 올해의 앨범, 최우수 프로듀서 등의 부문에, 총 19번 노미네이트되어 14번을 수상했다. 존 레넌, 마돈나, 시카고,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사이먼 앤 가펑클, 에릭 칼멘, 마이클 잭슨, 휘트니 휴스턴, 케니 지, 셀린 디온, 조시 그로반, 안드레아 보첼리, 브라이언 아담스 등 유명한 가수들에게 빅히트곡을 제조해 주었다.



The Best Of Me



아래의 뮤직비디오는 1986년에 발표한 <The Best Of Me>의 원곡이다. 올리비안 뉴튼 존과 데이빗 포스터의 싱그러웠던 젊은 날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심지어 작곡가인 데이빗은 직접 보컬을 담당하기도 했다. 노래는 청량한 바다를 연상시키는 신시사이저의 매끈한 음색을 시작으로 다음 악기들에게 친절한 초대의 메시지를 전한다. 고조될 듯하지만, 주인공은 서로의 감정을 절제하며 서로에게 향했던 과거의 사랑의 감정을 숨긴다. 화면의 세련되지 못한 모습 속에서, 1986년이라는 세월의 묵은 때를 숨길 수는 없었지만, 30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시대를 초월한 고매(高邁)한 편곡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David Foster & Olivia Newton John - "The Best Of Me" 1986



아래는 재즈 팝의 대명사로 불리는 마이클 부블레가 부른 <The Best Of Me>의 또 다른 버전이다. 원곡과는 색다른 차원의 느낌을 준다. 21세기 최고의 보컬이라 평가받는 마이클 부블레만의 <The Best Of Me>가 전해주는 독특한 묘미를 찾아보도록 하자. 그는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영혼의 목소리를 가졌다. 그는 21세기의 현대적인 감각으로 데이빗의 음악을 품었다. 프랭크 시나트라, 빙 크로스비, 토니 베넷에서 이어지는 재즈 팝의 전통을 따른다. 그 역시 데이빗 포스터에게 발탁되어 2003년에 데뷔했다.





팝의 역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가수, 리처드 막스 버전의 <The Best Of Me> 역시 감상해보도록 하자. 리처드 막스 특유의 호소력 짙은 허스키한 보컬과 피아노 두 가지로 구성된 편곡이 가슴에 더 와 닿는다. 더 진실함에 다가선 편곡으로 평가받는다.





가사


So many years gone, still I remember 
(많은 시간이 흘러도, 나는 아직 기억해요) 

How did I ever let my heart believe in one who never gave enough to me 
(내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 않았던 단 한 사람에게 어떻게 내 마음을 다 전해야 했을까?) 

And so many years gone, love that was so wrong 
(그 후 또 많은 세월이 흘렀고, 그 잘못되었던 사랑이) 

I can't forget the way it used to be and how you changed the taste of love for me 
(그렇게 지냈던 우리의 사랑을 난 잊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나를 위해 변했던 당신의 취향도)

You were my one more chance I never thought I'd find 
(당신은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하나의 기회였어요) 

you were the one romance I've always known in my mind 
(그대는 항상 마음속으로 느끼는 단 하나의 사랑이었죠) 

No one could ever touch me more and I only hope that in return 
(이젠 아무도 나를 그렇게 감동시킬 수 없을 거예요, 그리고 그 감동이 다시 돌아오길 바랄 뿐이죠) 

I might have saved the best of me for you
(나는 당신을 위해서 내 최고의 모습을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And we'll have no ending if we can hold on 
(우리가 함께 서로를 사랑한다면 우리에게 끝이란 없을 겁니다) 

I think I've come this far because of you 
(바로 당신 때문에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거든요) 

could be no other love but ours will do 
(당신과 나의 사랑을 제외하고는 다른 사랑은 있을 수 없어요) 

You were my one more chance I never thought I'd find 
(당신은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하나의 기회였어요) 

you were the one romance I've always known in my mind 
(그대는 항상 마음속으로 느끼는 단 하나의 사랑이었죠) 

No one could ever touch me more and I only hope that in return 
(이젠 아무도 나를 그렇게 감동시킬 수 없을 거예요, 그리고 그 감동이 다시 돌아오길 바랄 뿐이죠) 

I might have saved the best of me for you 
(나는 당신을 위해서 내 최고의 모습을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No one could ever touch me more, I only hope that in return 
(이젠 아무도 나를 그렇게 감동시킬 수 없을 거예요, 그 감동이 다시 돌아오길 바랄 뿐이죠) 

No matter how much we have to learn 
(앞으로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는 중요치 않아요)

That I might have saved the best, very best of me for you 
(당신을 위해서 내 최고의 모습을 간직할 수 있다면요)



나의 주관적인 시선


내 생애 최고의 모습을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 반짝반짝 빛나는 나의 형상을 갈고닦는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시절은 언제였을까? 오늘을 보내고 있는 나의 현재일까? 아니면 언제 찾아올지 모를 미래의 막연함을 대비하며, 늘 무언가 되고 싶어 하던 먼 훗날의 나일까? 미지의 세계를 꿈꿨던 이상적인 남자의 정체는 무엇인지, 그 모습이 점차 흐려짐에 문득 눈가 주위를 비벼본다. 애써 이슬이 맺힌 과거의 모습을 부인하고 싶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삶을 살아가는 동안, 늘 최고의 나를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절망하여 추락하는 모습, 고통받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그 사람의 환한 미소를 보기 위하여 때로는 개인적인 취향을 양보하기도 했다.  내가 가진 가치란 것들은 그 사람의 취향으로 승격되고 그의 목적이 더 선행되었다. 시간이 지나 그것이 나에게 습관화되었을 때, 그것을 담보로 어떤 이기적인 화답을 요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자성의 시간을 갖는다. 사랑은 그 사람을 생각하며, 나의 욕심을 희생하는 것이 최선이라 믿었던 것 같다. 내가 가진 100%를 한 사람에게 쏟아붓는 것이 사랑에 대한 믿음이라 생각했다.





깊어가는 밤 시간의 풍경 속에서 나는 지금 최고의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가?라고 질문을 던진다. 마지못해 누군가에 이끌리듯 강제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 마음이 품은 너비의 빈틈을 살핀다. 그곳에 여백이 얼마나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까? 빈자리에 채울 것은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증명일지도 모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있는지, 일에 쫓긴 채, 달아날듯한 시간을 좇으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아직도 나는 그 정답을 찾아 헤매고 있다.



오늘 하루도 몸과 마음이 바닥나버렸음을, 그리하여 조금이라도 더 붙잡아두려고 어딘가에 안절부절못하며, 어쩔 줄 모르는 어리석은 나의 그림자가 눈앞에 선하다. 거무스름한 밤 시간이 찾아오면 잃어가는 나의 형체를 찾기 위한 여행이 찾아온다. 이 세상에 나 혼자만이 아니라는 뿌듯함이 찾아오면, 과거에 잃어버린 수많은 존재들의 형체를 기억 속에서 끄집어낸다. 지나버린 우정과 사랑, 존재의 흔적조차 이제는 사라지려 하는 모든 희미한 기억들에게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을 다시 찾아주고 싶다. 못다한 나의 사랑을 찾아, 그때 나의 과거와 현재가 여전히 서로 연결되고 있음을, 과거에도 지금과 같이 늘 최고의 순간을 살아가고 있었다고 속삭여주고 싶다.



나에게 있어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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