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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Oct 17. 2016

한강의 <소년이 온다.>

소년은 우리가 과거를 잠시 망각한 사이에 언제든 다시 찾아온다.

"휴......" 

깊은 한숨이 가슴에서 배어 나왔다.


소설을 겨우 덮었다. 밀린 숙제를 밤마다 겨우 마쳐야 했었던 철없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시작하고 감히 손을 뗄 수 없었다. 책을 덮고 나자, '아픈 현실을 오래도록 잊고 감추며 살았구나'라는 회한과 죄책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오늘도 그냥 평범한 날이었다. 짙은 어둠이 찾아온 주말의 새벽, 세상 안팎에는 안갯속에 휩싸인 기운이 꽉 차 있었고, 사람의 그늘조차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정적만이 고요히 흐르고 있었다. 


고개를 틀어 온기를 찾으려 두 팔을 더듬었다. 아직 겨울이 가깝지 않은데, 입김을 후…… 내뿜어보니 낮은 신음소리인지 희미한 연기인지 알 수 없는…… 희뿌연 신기루 같은 것이 공기 중에 떠다녔다.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 응당 바깥에 있어야 할 것들이 집안에까지 들어서다니 공포스럽게 느껴졌다. 이곳은 분명 내 집이 맞아야 했다. 믿고 있었던 모든 틀이 깨지며, 더욱 혼란스러운 감각만이 이어졌다. 공간이 자꾸 낯설어 지려했다. 등짝에 뜨거운 식은땀만이 잠자코 흘러내렸다.


"○○야……"
"……"
"○○야…"
"……"


어둠이 안기는 고요함을 깨뜨리기 두려워 나지막이 아내의 이름을 속삭였다. 익숙한 이름이 정적에 둘러싸인 채, 목적지 없는 소음처럼 떠돌며 한쪽에 웅크리고 있다가 이내, 어둠 저편으로 툭 떨어졌다. 나의 외침은 힘없고 두려움에 절어 싸늘히 식어버린 몸뚱이의 마지막 떨림과 다를 바 없었다. 어둠 속에서 나의 존재가 드러나는 것이 치욕스럽게 다가왔다. 누군가를 찾으려 했던 것인가…… 무너진 기억, 세상에 대한 두려움에 가득 찬, 비겁한 사내의 그림자만이 정적 속에 더욱 도드라졌다.


그때였다. 서재 너머로 하얀 연기가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하늘로 비상하지 못한 거품 같았으며, 아직 덜 영근 바람 같았으며, 분노를 가득 머금은 축축한 습기 같은 것이었다. 소파에 책을 덮고 잠시 엎드려있느라 눈이 캄캄해진 나는 안경을 더듬더듬 찾았다. 


이마를 찡그린 채, 반쯤 열려있는 서재의 빈 틈으로 시선을 돌렸다. 작은 형상이 아른아른 서있었다. 어둠 속에서, 옅지만 자신만의 빛을 잃지 않고 있었던 존재는 핍박과 연민의 사이에서 위태롭게 겨우 서있을 따름이었다. 영욕의 세월을 지나쳐왔음을, 내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는 하얀 정체가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저너머의 세계에서 찾아온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혹시 너?"


나는 입으로 그 단어를 내뱉고 싶었지만, 보이지 않는 어떤 강한 기운이 내 입을 틀어막아, 아무것도 할 수 없이 경직되어, 허망히 한쪽 구석을 쳐다볼 뿐이었다. 그 순간 온몸이 마비됐음을 감지했다. 손과 발은 내 것이 아닌듯했고, 오직 시선만이 한쪽으로 고정될 뿐이었다. 


마치 희미한 형체가 서있는 곳으로 내 몸이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그것은 블랙홀처럼 주위 사물들을 모조리 깨끗이 빨아들 기세였다. 공기마저 한쪽으로 쉴 새 없이 빨려 들어갔다. 어떤 발악도 소용이 없었다. 나는 고통스러움에 휩싸인 채 숨을 헉헉 몰아쉬었다. 무거운 몸뚱이는 공중에 둥둥 떠 어둠 속으로 서서히 흡수될 뿐이었다. 모든 것을 체념하고 크게 한 숨을 쉬었을 때, 나는 바닥으로 다시 추락을 했다.


P.13 :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을 들여다볼 때, 혼도 곁에서 함께 제 얼굴을 들여다보진 않을까.


"환영은 안개처럼 사라졌다."




1980년 5월, 나는 가진 것 없는 자그마한 동네의 소년이었다. 철이 너무 일찍 들어버려, 가난이 들키기 싫은 부끄러운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애국에 관한 정의는 삶의 중요한 지표로서 다른 그 어떤 가치들보다 우선시 되었다. 저녁 6시가 되면, 태극기 앞에서 부동자세로 애국가를 불러야 했으며, 똘이장군이라는 괴뢰군을 때려잡는 만화를 시청해야 했으며, 정해진 날에 새마을 운동에 참여하여 동네 구석구석을 쓸어야 했으며, 박정희의 죽음 앞에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통곡하는 아버지를 따라 묵념을 해야 했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니, 생각만 해도 바보 같았던 내 꼴이 우스워 죽겠다.


애국심이라는 것은 한 나라를 사랑하며 그 가치를 위해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것이 주목적이기도 했지만, 역설적으로 나라에 반기를 드는 행동은 곧 죽음의 결과로, 위정자들의 폭정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의미로 해석이 되기도 한다. 물론 애국의 길을 위해서 죽음을 스스로 선택한, 결의에 찼던 순수한 영혼들에 반기를 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애국심을 가장한 폭력이 무지막지한 검은 정의로 미화되고, 강압적인 힘이 피의 진리로 변질되는 역사를 우리는 경험했다. 80년 5월, 나라 한쪽 구석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언론은 스스로의 귀와 입을 막았고, 같은 나라의 국민들은 선동꾼들이 조장하는 얄팍한 속임수에 걸려들어, 같은 처지의 시민을 조롱하고 폭도로 규정지었다.


P.17 : 군인들이 반란을 일으킨 거잖아. 권력을 잡으려고 너도 봤을 거 아냐. 한낮에 사람들을 때리고 찌르고, 그래도 안되니까 총을 쐈잖아. 그렇게 하라고 그들이 명령한 거야. 그 사람들을 어떻게 나라라고 부를 수 있어.


광주에서는 외로운 싸움이 일어났다. 전두환을 비롯한 군인들이 일으킨 내부의 반란은 기관총과 정예 사수의 저격으로 죄 없는 시민들의 목숨을 끊는 살상으로 이어졌다. 논리적인 대화로 이겨낼 자신이 없는 사람들 - 군부 세력들 - 은 총과 칼을 앞세웠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그들의 허술한 논리는 폭력으로 진화되었다. 수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은 군인들의 총과 칼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지만, 쓰러지면서도 저항했고 또 일어섰고, 죽임을 당한 채, 알 수 없는 곳에 끌려갔고, 묻혔다. 우리는 극악무도한 그들의 살육행위를 명백히 기억하고 있다. 


P.45 : 용서하지 않을 거다. 이승에서 가장 끔찍한 것을 본 사람처럼 꿈쩍거리는 노인의 두 눈을 너는 마주 본다. 아무것도 용서하지 않을 거다. 나 자신까지도.


그 물결에는 세대가 없었고, 남과 여의 구분이 없었다. 셀 수 없는 사람들의 저항이 무자비한 살육 앞에서 무참히 쓰러졌다. 군대는 그들을 폭도로, 반란세력으로 몰아세웠고, 정의란 것은 온 나라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무력을 앞세운 계엄군들은 무자비하게 총탄을 뿌려댔다. 자비란 존재하지 않았다. 그 참혹한 물결 속에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인 동호의 죽음이 있었다. 




<소년이 온다>는 내가 접한 "한강"작가의 두 번째 소설이다. 멘부커 상으로 유명세를 탔던 <채식주의자>보다 더 아픈 영역으로 깊숙이 침투했고 또 아프게 건드렸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진실을 규명해야 하는 전쟁터의 종군기자와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광주 민주화 운동은 우리에게 역사적이며 가슴 아픈 기억을 남긴 엄연한 사실이다. 작가는 더할 것도 없고, 뺄 것도 없는 객관적인 사실을 특유의 언어적인 비유와 시적인 표현을 통하여 독자에게 숨겨진 의미를 깨닫도록 전달했다. 직설적인 화법보다는 적절한 은유에 더 깊은 공감을 하게 되었다. 


P.63 : 공터의 축축한 모래흙에, 거기 드리워진 검푸른 숲그늘에 어른거리며 나는 생각했어. 어떻게, 어디로 가야 할까, 괴롭지 않았어, 썩어가던 거뭇한 얼굴이 이제 깨끗이 사라질 것이. 아깝지 않았어, 그 치욕스러운 몸이 남김없이 불타버릴 것이, 목숨을 가졌을 때 그랬던 것처럼 난 단순해지고 싶었어. 아무것도 두려워하고 싶지 않았어. 


이 소설의 주인공은 '동호'라는 이름의 소년이다. 동호는 소년이었다. 중학교 3학년이라는 나이는 과연 세상의 정의를 깨닫지 못할 만큼 어리다고 볼 수 있을까? 소년은 불의 앞에서 떳떳했고, 어른보다도 더 성숙한 역할을 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항거를 보여줬다. 이 소설에서는 시점이 계속 변화한다. 특히 소년의 친구 '정대'의 죽음은 참혹하다 못해, 너무나 아프고 처참하다. 작가는 정대의 시점에서 죽은 자들의 이야기를 마치 살아있는 듯, 그렇게 소름 끼치도록 사실적으로 전달했다. 죽은 자들의 소리 없는 외침을 통해서 작가는 독재정권의 진압과정을, 죽은 자들의 처리과정을 낱낱이 세상에 까발렸고, 비참한 죽음의 결과를 알렸다.


P.102 :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 네가 방수 모포에 싸여 청소차에 실려간 뒤에, 용서할 수 없는 물줄기가 번쩍이며 분수대에서 뿜어져 나온 뒤에, 어디서나 사원의 불빛이 타고 있었다. 붐에 피는 꽃들 속에, 눈송이들 속에, 날마다 찾아오는 저녁들 속에, 다 쓴 음료수 병에 네가 꽂은 양초 불꽃들이.

P.119 : 순간 깨달았습니다. 그들이 원한 게 무엇이었는지. 우리를 굶기고 고문하면서 그들이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너희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애국가를 부른 게 얼마나 웃기는 일이었는지, 우리가 깨닫게 해주겠다. 냄새를 풍기는 더러운 몸, 상처가 문드러지지 않는 몸, 굶주린 짐승 같은 몸뚱어리들이 너희들이라는 걸, 우리가 증명해주겠다.

P.120 : 묽은 진물과 진득한 고름, 냄새나는 침, 피, 눈물과 콧물, 속옷에 지린 오줌과 똥, 그것들이 내가 가진 전부였습니다. 아니, 그것들 자체가 바로 나였습니다. 그것들 속에서 썩어가는 살덩어리가 나였습니다.


군인들의 무자비한 진압은 일종의 공포를 대중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쇼이자 장치였다. 나약한 시민들을 본보기로 희생양을 삼아, 그들의 힘을 과시하려 했고 본때를 보여주려 했을 것이다. 시민들의 민주적인 항쟁에 담긴 부르짖음이 얼마나 헛된 일인지 깨닫도록 잔인한 진압을 이끌었다. 죽어간 사람들의 시신들은 그저 냄새를 풍기는 고깃덩어리로 취급되었고, 썩어가는 몸뚱이로 방치되었다.


P.134 : 어떤 기억은 아물지 않습니다. 시간이 흘러 기억이 흐릿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기억만 남기고 모든 것이 서서히 마모됩니다. 색 전구가 하나씩 나가듯 세계가 어두워집니다. 나 역시 안전한 사람이 아니란 걸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내가 선생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인간은, 근본적으로 잔인한 존재인 것입니까? 우리들은 단지 보편적인 경험을 한 것뿐입니까? 우리는 존엄하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을 뿐, 언제는 아무것도 아닌 것, 벌레, 짐승, 그름과 진물의 덩어리로 변할 수 있는 겁니까? 굴욕 당하고 훼손되고 살해되는 것, 그것이 역사 속에서 증명된 인간의 본질입니까?


절대로 아물지 않은 기억이 있다. 가해자는 사죄하지 않고, 여전히 이 땅에서 편한 숨을 쉬고 살아간다. 피해자는 영원히 말이 없이 땅속에 파묻혀 고통에 떨고 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죽은 자 들의 고통보다 더한 처참한 현실을 살아간다. 죽은 자들은 말이 없다. 살아남은 자들은 죽은 자 들의 장례를 매일 치르며, 그들의 숭고한 죽음의 의미를 세상에 알리고 있다. 진실을 외면하는 자들은 이제 그만하라고 한다. 


"뭘 그만 하나?"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이 시간만 하릴없이 흘러가는데, 그들의 죽음이 점점 이 땅에서 사라져 가는데, 뭘 그만하라고 하나? 세월호 속에 잠든 죽음 앞에서 잔인한 사람들은 이제 듣기 지겹다고 했다. 반면에 정의로운 사람들은 죽어서도 또 죽음을 겪는다. 그들은 두 번, 세 번 죽어간다. 그렇게 귀에 따가운 소리라며, 자기 일이 아니라는 듯, 듣기 싫다며 과거를 부정하는 자들은 언젠가 대가를 치를 거다. 피해자라는 멍에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얼마든지 나의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P.181 : 느이 아부지 생전에 나헌테 하던 말이, 그때 내가 울지도 않고 뗏장 옆에 풀을 한 움큼 끊어서 삼켰다든지, 삼키고는 쪼그려 앉아서 토하고, 다 토하면 또 풀을 한 움큼 끊어다 씹었다든지. 근디 나는 하나도 기억이 안 나야.


마지막 장은, 동호 어머니의 독백으로 이어졌다. 참았던 눈물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담담한 어머니의 독백이 더 처절한 괴로움의 형상으로 다가왔다. 어머니의 외침으로 소년의 죽음은 명백한 현실이 되었고, 소년은 다시 살아남은 사람들의 등짝을 밟고 일어섰다. 


P.187 : 가끔은 말이다이, 내가 뭣한다고 문간채에다 사람을 들였을까..... 생각한다이. 그까짓 사글세 몇 푼 받겄다고...... 정대가 이 집으로 안 들어왔으면 네가 정대 찾는다고 그리 애를 쓰지 않았을 것인디...... 그라다가 느이 둘이 배드민턴 침스로 웃던 소리가 생가간면, 죄 받제...... 죄 받아, 그람스로 고개를 흔들어야. 그라제, 내가 그 불쌍한 남재를 원망하면 큰 죄를 받제.

P.188 : 혼자 유족회에 갔다이. 처음 보는 엄마들허고 인사를 하고, 쌀집을 하는 회장네에서 밤늦도록 현수막하고 피켓을 만들고, 모자란 것은 작가 집에 가서 더 만들어오기로 하고 헤어졌다이. 헤어질 적에 손을 잡는디, 그 차갑든 살...... 암것도 속에 없는 허재비 같은 손을 맞잡고, 허재비 같은 등을 서로 문지름스로 얼굴을 들여다봤다이. 얼굴 속에서도 암것도 없고, 눈 속에도 암것도 없는 우리들이 내일 보자는 인사를 했다이.


어머니는 과거를 후회했다. 시간을 돌이킬 수 있다면, 작은 선택의 순간 속에서 다른 길로 접어들 수 있었을까? 정대와의 인연을 피해간다고, 죽음을 피해갈 수 있었을까? 과거를 상상하며 어머니는 뼈저린 현실로 돌아온다. 자식들의 죽음이 망령되지 않도록 다시 정신을 차렸다. 유족회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의 손을 잡은 어머니의 손은 마치 허재비와 같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손잡아 주며 같이 울어줄 수밖에 없는 간악한 현실 앞에서, 눈웃음 짓고 서로를 위로해줄 수밖에 없는 뼈아픈 현실이라는 것을......


P.192 : 엄마, 저쪽으로 가아, 기왕이면 햇빛 있는 데로, 못 이기는 척 나는 한없이 네 손에 끌려 걸어갔제. 엄마아, 저기 밝은데는 꽃도 많이 폈네. 왜 캄캄한 데로 가아, 저쪽으로 가, 꽃 핀 쪽으로.

P.213 : 이제 당신이 나를 이끌로 가기를 바랍니다.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


소년은 이제 밝은 곳으로 나아가야 한다. 어두운 곳에 묻혀 있는 소년을 구할 수 있는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저항하지 못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또 다른 전두환, 또 다른 군부의 군홧발이 우리를 짓밟을 것이고, 무자비한 총탄이 눈앞에서 날아다닐 것이다. 과거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고, 일어날 수 없는 현실에서도 우린 소년의 허재비와 같은 손을 부여잡고 일어서야 한다. 


소년은 우리가 과거를 잠시 망각한 사이에 언제든 다시 찾아온다. 오늘 나에게 찾아왔던 꿈속의 환영처럼 소년은 언제든 다시 돌아올 것이다.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또 다른 소년이 이 땅에서 울며 어둔 구석에 처박혀 신음하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 육신에 맺힌 상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물겠지만, 마음에 쌓인 상처는 쉽게 회복되지 못한다. 이 가난한 땅에 '동호'와 같은 소년이 대물림 되지 않도록 상처를 잊지 않고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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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 본문 사진 출처 : futurew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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