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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Mar 18. 2017

나에게 어울리는 글은...

글은 삶을 변화시킨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듯 글도 각양각색의 그림을 입고 있다. 작가마다 글 쓰는 분야, 주제, 내용, 길이, 심지어 스타일까지도 모두 다르다. 글은 작가의 성격을 비춘다고 하지만, 진솔한 글에는 삶의 애환까지도 담겨 있다. 나는 글을 읽을 때마다, 작가가 살아왔던 삶의 모습과 글 쓰는 환경을 가끔 상상한다. 어떤 장소에서 어떤 자세로, 무엇을 생각하며 글을 썼을지 생각하며 글을 읽는다. 그렇게 글을 읽으면 내 자세도 보다 진지해지고 글에 대한 몰입도 또한 증가한다.


반대로, 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은 어떨지 궁금했다.


"그들은 어떤 상상을 하고 있을까?"

"글에 비친 나의 모습은 무엇일까?"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거나 문장에 힘이 들어간 나머지 읽기 어려운 건 아닐까?"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하여 '조지 오웰'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1. 자기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욕망

2. 의미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학적 열정

3. 역사에 무엇인가 남기려는 충동

4. 정치적인 목적

- 유시민의 <표현의 기술> 중에서...


나는 1번과 2번을 생각하며 글을 썼다. 역사에 무엇을 남기겠다는 거창한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정치적으로 어떤 주장을 하려는 생각도 없었다. 세상에 나의 존재를 알려야겠다는 욕망이 가장 컸다.


나는 일종의 인디 작가라 부를 수도 있겠다. 인디 작가로서 글을 써온 지 몇 해가 지났지만 아직도 나에게 어울리는 색깔이 무엇인지 혼란스럽다. 지인분들은 내 글에 대하여 어렵다는 반응을 주로 보였다. 내가 사용하는 어휘 자체가 어려웠던 것인지, 글 자체가 무거웠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쉬운 표현으로 변신도 해봤고 때로는 직설적인 화법도 사용했다. 의외로 자기 스타일을 버리고 쉽게 적응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그것이 나에게 어울리는 옷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의 사상과 개성을 버리고 모두가 공감하는 쉬운 길로 가는 것이 작가로서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지름 길인지 혼란스럽다는 얘기다.


요즘은 지인분들과 같이 공부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이 보기 편한 쉬운 글, 조금은 더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글, 우리 주변에 흔히 일어나는 그런 이야기를 잔잔하게 담아보자는 의견이 나온다. 내가 그런 글을 쓸 수 있을까? 진지한 글만 쓰던 내가 가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를 의심하지 않고 지금까지 그래왔듯 다시 시도해볼 생각이다. 글은 또 이렇게 나를 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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