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꿈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믿는다.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무거운 세상을 떠받치고 거센 물살에 순응하며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과 전략을 모아
머지않을 미래에 다가올 순간을 예비한다.
'시간이 너무 없어'라는 말을 가끔 되풀이한다. 게으른 나와 같은 인간에게 변명으로 딱 적당한 말이다. 그 말은 핑계일까? 아니면 정말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반영된 걸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여유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너무 크다고 할까? 어쨌든 나는 그런 시간에 치여가면서도 나름 적응하고 있다고 믿으며 살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공평한 시간을 갖고 있다. 때로는 시간이 어느새 흘러갔는지 알아 차라지 못할 정도로 집중했을 때 만족감을 느낀다. 하지만, 매시간을 집중하며 시간을 낭비 없이 써야 한다는 것은 뇌에게 커다란 부담과 압박을 안긴다. 뇌의 명령에 따라 나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미명하에 주 단위, 일 단위, 시간 단위까지 세세한 조각으로 분류한다. 한 마디로 정신이 쉴 틈을 주지 않고 몰아 세운다.
나의 경우를 예를 들어 설명한다. 나는 평일 아침 5시에 일어난다. 부지런히 준비하여 회사에 도착하면 7시 경이 되고 약 한 시간 정도의 여유시간이 주어지는데 책을 읽거나 떠오른 영감을 흘려보내지 않기 위하여 노트에 메모한다. 어느 날부터 반복하다 보니 그것이 습관처럼 굳어졌다.
사람의 마음을 딱 잘라서 나눌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9시가 되면 직장인의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개인적인 소망을 모두 일에 양보한다. 그렇게 업무가 시작되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시간은 전쟁터의 빗발치는 총알로 날아온다. 요즘처럼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막바지를 달리는 상황이라면 '야근'이라는 시간은 전쟁에서 목숨을 잠시 지킬 수 있는 참호가 된다.
업무를 마치면 몸은 지칠 대로 지쳐서 풀이 잔뜩 죽어있는 것 같은 상태로 추락한다. 집에 도착하면 대략 10시 전후가 되는데 씻고 정리하면 11시가 가까워진다. 이런 하루가 반복된다. 살짝 떨어져서 내 모습을 바라보니 마치 '철조망에 걸려 버둥거리는 군인'처럼 보인다. 아마도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도 내 생활과 별반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서 시간을 쪼개고 모아서 자기계발을 하고, 생산적인 활동을 하라는 주문이 이해가 될지 의문스럽다.
그런데 말이다. 직장에서 내가 살아가는 모습은 본질적으로 원했던 '진정한 나' 였을까. 나름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며 입술에 적당한 기름칠을 하고 살아가는 나는 평범한 삶에 안주하는 40대의 전형적인 남자일지도 모르겠다. 이 그림이 내가 원했던 모델의 전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만족하며 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남자의 운명이기도 하다. 40대의 인생을 살며 지금 이 순간의 내 모습을 평가받았을 때 '원하는 모습을 찾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가 절대 낭비가 아니었음을 누군가에게 평가받고 싶었다.
운 좋은 사람은 청춘에 자신이 원하는 꿈을 바로 알고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단단한 철학으로 무장한 채 가야 할 길을 똑바로 달렸을 것이다. 그리하여 조금은 남들보다 더 앞서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일을 즐기며 하는 모습 그것이 자신의 소신을 일찍 찾은 사람들의 희망 아닐까.
시간은 생각하기에 따라서 모자랄 수도 있고 넘쳐날 수도 있다. 시간이 없다 하여 주저앉아 있으면 없던 시간이 다시 돌아와 나를 위로해줄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나는 다만 무엇이든 해야겠다 마음먹었다. 그게 모자란 시간을 붙잡는 것이든…… 시간을 잘게 나누는 것이든……
나란 인간을 두 부류의 경계로 나누었다. 직장에서는 보란 듯이 주어진 역할을 해내었고 정치와 권력투쟁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했고 누군가를 쳐내야 하는 결단력이 필요하다면 냉정하지만 그렇게 했다. 그러나 집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집에서는 완벽하게 자유를 찾아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긴 시간 동안 헤매다 내가 발견한 것은 바로 글쓰기였다. 책상 앞으로 몸을 당기고 끈적끈적 해진 의자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띄엄띄엄이긴 해도 꾸준하게 글을 쓰고 있다. 그리고 일과 자유의 경계에서 두 가지 모두 완벽하게 해내고 싶다. 나는 지금 날아가는 시간을 붙잡고 있다.
시간이 없다는 쉬운 말은 하지 말기로 하자. 머릿속에 정돈되지 못한 영감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에 의심을 품지 않기로 하자. 당신에게도 영감이 분명 있다. 노력으로 덮을 수 있는 것이라면 노력을 굳이 마다하지 말자.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보태야 한다면 시 분, 초 단위까지 시간을 나누어 보도록 하자. 시간은 꿈꾸는 자에게 맞도록 펼쳐질 것이다.
나는 글을 쓰면서 내가 원하는 꿈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믿는다. 내 꿈이 뜬구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필사적으로 시간을 붙든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조급하지 않도록 시간으로 노를 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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