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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Feb 09. 2016

음악은 살아있는 생명이다.

음악은 몸으로 듣는 것


음악은 흔히 귀로 듣는다고 생각한다.
우리 몸이 멜로디에 담긴 악기들의 움직임에 세밀하게 반응하는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음악은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니라 
오선지에 그대로 옮겨진 
작곡자의 떨림의 음률과 
세심한 감수성의 표현
마음속 감각의 수놓음과
작곡할 때의 몰입이 고스란히
내 것으로 전해지고, 내 마음으로 스며들어와
한 몸으로 엮이어 그의 감정과
나의 감정이 혼합되어 
통(通)함을 나누는 과정이 아닐까?
 
음악으로 감동하고 눈물을 흘리는 것은
그 순간 멜로디가 나만의 공간과 
시간에서 다시 태어나 
빈 공간을 꽉 차게 채우는 것이며
내 마음과  몸속의 모든 감각을 깨우고
영혼을 울리는 변화를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음악과 함께 하는 가사는 
마음이 굳어버린 이의 심금을 울리고
여전히 식지 않은 낭만을 생각하고
비극적인 죽음을  암시하기도 하고
이별 속의 피어나는 사랑을 떠올리기도
희망을 잃은 이에게 부활의 메시지를 심어주기도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기도
좌절한 젊은이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것이 가사가 전달하는 힘이자
동시에 멜로디의 힘이다.
 
영화 <피아니스트>의 한 장면을 통하여 음악의 힘을 말해본다.

목숨을 구걸하기 위해 시작한 
스필만의 마지막 절박한 연주는 
생존에 대한 몸부림이었다.
 
감각을 잃어 굳어버린 손가락도 
예술의 본능을 잠 재울 수는 없었다.
머뭇거리던 그의 작은 연주는
쇼팽의 발라드 1번 특유의 장엄한 
클라이맥스를 마지막 남은 열정으로
처절하게 불살라 버렸다.
 
쇼팽이 이 곡을 작곡한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잔잔한 발라드라 차분하게 느끼려 했던 마음은
격정적인 죽음을 향하는 마지막 떨림과
억눌려있던 촉각을 폭발시켜 버린다.
살아있다는 안도의 자세는 경건함으로 고개를 숙인다.
 
음악은 그렇게 살아서 
내 온몸을 휘감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대뇌에서 심장으로
고요하지만 서사의 마지막 움직임을 통하여
차분함으로 여정을 마감하려 한다.
 
음악은 생물로서 살아 숨 쉬며 
내 몸의 모든 감각과 함께 여행한다.
 
음악은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정화시키는 산소와 같은 존재다.
 
영화 <피아니스트> 쇼팽 발라드 1번              



정명훈의 쇼팽 발라드 1번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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