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미어 목도리보다 더
지하철을 탔다
모자란 잠을
가방에 담아두고 출근하는
아득히 먼 길
지하철 기관사의
낯선 음성이 라디오 디제이의
음성처럼 흘러나왔다
내 귓가를 적셔준 말은
이런 것들이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승객 여러분
감기 예방을 위하여 장갑 꼭 끼시고
목도리도 따뜻하게 두르고 다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
따뜻한 차 한 잔 하시면서
사랑하는 분과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거위털 패딩보다
소가죽 장갑보다
캐시미어 목도리보다
더 온기가 온몸에 도는 말이었다
사람이 던지는 말들엔
날카로운 칼과 창 같은 것이 서려 있어서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오늘처럼 포근한 말도 찾아온다
나는 오늘 무심한 출근길에
가슴이 뜨끈해지는 말 한마디와
흐뭇한 미소 하나를 덤으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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