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광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

by 공대생의 심야서재

월광


당신이 걸어간다
바람도 없이
산으로 멀어진다

호수에 뛰어든다
한 발 그리고 두 발
발을 내민다
차가운 물이 손을 스친다

입을 막는다
소리가 허물어진다
무겁게 어둡게 가라앉는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달빛
허물어지는 그리움
잊히는 기억
부서지는 하루
말은 기울어지고
내 소리는 영원히 잠이 든다

https://www.youtube.com/watch?v=arMu4f8rnBk




밤은 깊다. 어둡고 깊어서 서러울 지경이다. 시간은 어김없이 오늘도 내 세상에서 허물어진다. 끝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이 나를 안도하게도 하지만, 시작 역시 완벽한 시작이 아니라는 사실에 나는 무너지기도 한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면 좋겠다 생각했다. 저무는 달을 보면 시간은 내 안에서 참 느리게 흘러갈 것 같았는데, 산책이라도 나서서 좀 걷다 보면 달은 어느새 내 발밑에 내려와 있었다.

달이 춤을 추는 느낌이 들었다. 슬금슬금 내려앉는 추임새를 보면 살아있는 것은 분명한데 죽은 얼굴을 매일 보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날 때도 있었다. 왠지 오늘은 살아있던 과거를 찾아서 여행하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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