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능력을 믿어야 한다.
진정한 리더의 모습은 무엇일까. 방대한 지식을 갖춰 어려운 난제를 척척 해결하는 사람일까. 아랫사람들이 우러러볼 수 있는 지혜와 덕망을 두루 갖추고 있는 사람일까. 내가 생각하는 리더의 정의.
1.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통하여 팀원들이 영감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
2.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킬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사람.
3. 팀원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멘토 역할을 하는 사람.
경험이 축적된 리더에게 팀원은 부족해 보이기도 하다. 따라오지 못한다 하여 몰아붙인다고 없던 역량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조급한 생각은 팀원의 역량을 축소한다. 리더는 팀원의 잠재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책임이 있다. 그렇게 하여 조직의 밸런스를 맞추고 필요한 곳에 인원을 배치해야 한다. 잘 하는 직원과 못 하는 직원을 가리고, 모자라는 직원이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그것을 통하여 직원의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 필요할 때는 썩은 가지를 잘라버릴 결단도 있어야 한다.
직장의 업무는 혼자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혼자서 모든 일을 슈퍼맨처럼 처리했던 과거의 방식은 현시대에 맞지 않다. 생각보다 많은 걸 챙겨야 하는 리더의 입장에서 작은 일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폭넓은 지식을 갖추는 것이 업무의 효율성을 위하여 도움은 되겠지만 혼자 업무를 짊어지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리더가 적잖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면 부하직원보다 빨리 일처리를 할 수 있는 건 사실이다. 팀원에 대한 믿음은 현재보다 미래의 가능성을 엿보는 것이다. 모자란 업무 능력은 스스로 깨우치도록 해야 한다. 대표를 비롯한 리더들은 직원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회사와 직원이 모두 살 수 있는 방법이다.
긴장감에 빠져 있는 조직, 중압감에 스트레스를 받는 조직에서는 문제의 해결 능력을 잃는다. 방황을 반복하지만 개선할 수 있는 분위기가 보장이 안되어 능력이 오히려 퇴보한다. 방황 속에서도 키를 발견하지 못하고 오류를 끊임없이 양산한다. 실수와 실패는 용납되지 않으며 물론 용서도 없다. 실수하지 않기 위하여 조직은 건강한 사고를 하지 못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직원은 리더의 눈치를 보기 시작하며 살 궁리만 하고 산다.
김창옥 교수는 "더 나은 삶을 원한다면"이라는 제목으로 포프리 쇼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떻게 하면 '팀원을 살릴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두고, 직원이 주인이라는 의식을 심어주라 했다. 말로만 떠드는 죽은 경구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직원이 스스로 살아있음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라는 이야기다. 직원은 자유 앞에서 살아있는 인간, 판단할 수 있는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직원 앞에 서서 큰 카메라를 얼굴에 들이밀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려 들지 말고 뒤로 빠져서 지원을 해야 한다. 그 이야기는 책임이나 비난보다 권한을 부여하라는 의미다. 그렇게 하면 직원은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스스로 움직인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거나 비난을 받던 과거의 책임감에서 벗어나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간다는 의미다.
자기 주도적인 능력은 리더가 한 발짝 뒤로 물러서는 것으로 시작한다. 변화는 직원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리더가 변화하지 않으면 조직은 위기 앞에서 무너지기만 한다.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늘 한계선에서 좌절한다. 임계점을 생각하다 포기해버린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다시 도전할 수 없다. 실패는 원인 분석을 통하여 다음 도전 때 만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다시 시도하면 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수많은 실패를 거치며 조직의 근육이 탄탄해진 축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 조직을 북한식 공연처럼 운영하고 있지는 않은가. 일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의 조성보다 누가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첩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 직원의 색깔을 결정하고 있지 않은가. 직원의 동태를 매일 감시하고 누가 뛰쳐나가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지 않은가. 권위주의적인 사고방식에 지배당하는 조직은 글로벌 경쟁 시대, 투명 사회, 4차원 산업 혁명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한 사람의 독불장군식 전략으로 전쟁에서 승리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리더의 믿음으로 직원의 마음은 곱게 변한다. 직원이 한계점을 넘을 수 있도록, 실패에도 굴하지 않도록 실패의 경험을 보장하라. 과거의 멍에로 직원을 감옥에 가두지 말라. 자기 주도적인 마인드는 조직이 스스로 살아 움직이도록 하는 '자유'에서 시작할지도 모른다. 이제 직원의 능력을 믿어야 한다. 한계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