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대생의 심야서재 Jun 15. 2018

밤바다

그리고 파도

둔탁한 소리를 내는 별 바다에는
환생 놀이하는 아이가
생명을 기념하는 춤을 추었다

다만 하나의 노래가 저물 때마다
아이의 명줄은 하나씩 끊어졌고
은밀한 숲속에서는 얼마 남지 않은
나이테가 원을 그리다
흐르지 않는 물방울을 짜내고 있었다

아이는 두 번째 잠이 들 때
다음 번 생에서 부를 노래를 생각하고
세 번째 삶을 살 때는 
전생에서 살았던 것보다
더 질긴 목숨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을 베고 누웠다

그 소리는 밤을 뚫을 수도 없고
날개를 잃고 추락하기만 하는 소리여서
옅은 숨결로도 감출 수 없는 
외로운 꽃송이의 날갯짓이었다

아이가 얻은 생이
당신이 늘 마시는 독주(毒酒)와 같았고
아이는 살아있음을 증거하는 사람과
같이 잠들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작가의 이전글 행복의 조건이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