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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Nov 25. 2018

내가 글쓰기 모임을 만든 이유

함께 써 봅시다

글쓰기 모임을 지탱하는 세가지 키워드  
"공감, 위로, 배움" 

철학은
"중요한 건 조급해하지 않는 것"

목표
"함께 성장하기"


거금을 투자하다

몇 년 전, 약 80만 원이 넘는 돈을 글쓰기 강좌에 투자했어요. 유명한 작가가 운영하는 글쓰기 수업이었는데, 몇 명의 인원을 모집해서 공동 구매 형식으로 참여했더랬죠. 작가분이 운영하는 공식 아카데미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다들 바빠서 시간을 내기가 힘들었어요. 색다른 아이디어가 필요했죠.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신이 쓴 글을 작가에게 피드백 받자는 취지였으니까, 공간은 큰 의미가 아니었죠. 온갖 방법을 뒤진 끝에 '온라인 회의 솔루션'이 있다는 것을 알았죠. 팀뷰어가 상용 목적이 아니라면 리모트 기능까지 제공한다는 것도 알았고, 통신사의 그룹 콜을 이용하면 다자간 음성 전화가 가능하다는 것도 알았죠. 선생님과 학생을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장이 마련됐습니다.

10주간 정해진 주제로 글을 쓰고 피드백을 받았어요. 수업 시간 동안 자신의 글을 낭독하고 타인에게 날카로운 비평을 받는다는 게 두려우면서도 신선했죠. 브런치나 블로그에서 받은 댓글은 늘 칭찬 일색이었는데, 비평인지 비판인지 분간할 수 없는 화살 같은 말에 상처를 받기도 했죠. 10주 동안 글 쓰는 습관을 들이니 삶이 온통 글로 보이더군요. 생각과 행동이 모두 글감이 됐어요. 삶의 한순간이라도 놓쳐서는 안되겠다는 강박관념까지 들 정도였으니까요.

마지막 시간에 우리는 왜 글을 쓰는가? 질문을 했어요. 목표는 분명했죠. 내 이름이 찍힌 책을 내자는 것. 글을 쓴 시기는 달랐지만 목표는 같았어요. 80만 원이 넘는 돈을 과감히 지불했던 이유는 출판계에 조금이라도 가까워질 거라는 기대 때문이 아니었겠어요? 어떤 분은 자비 출판이라도 당장 투자하자,라는 분도 있었죠. 선생님은 다른 말씀을 하셨어요. 책을 내려고 서두르지 말라는 주문이었죠. 의견은 둘로 나눠지더군요. 어떤 방식으로 노출할 것인지 관점은 서로 달랐지만, 글은 꾸준히 쓰게 된 시발점이 되었어요.

글쓰기 모임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 쓰는 모임을 이끌고 있어요. 시즌 1이 무사히 끝났고 시즌 2가 진행 중이죠. 제가 겪은 시행착오를 똑같이 거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책 내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순수함을 응원하고 도움을 주었으면 하기도 했고요. 시중에 유료 책쓰기 강의가 많아요. 어떤 강의는 수백만 원이 지출되기도 천만 원이 넘는 막대한 비용이 들기도 한다네요. 책 출간 시 출판사에서 저자에게 수백 권의 책을 부담시키는 경우도 많죠. 모두 책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한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조급해하지 않는 것

저는 책 내는 거 자체가 중요하지 않다고 믿어요. 어떤 글을 쓸 것인가, 하루키처럼 매일 정해진 시간에 습관처럼 글을 쓸 수 있을 것인가, 글쓰기가 아니면 도저히 나는 안되겠다, 이런 다짐이 없으면 안 되는 길이거든요. 글쓰기는 삶을 헌신하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쓰기의 감각》에서 '앤 라모트'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죠. "글쓰기를 피아노의 음계 연습하듯이 해라. 너 스스로 사전 조율을 하고 나서 말이다. 글쓰기를 체면상 갚아야 할 빚(노름빚)처럼 다루어라. 그리고 일들을 어떻게든 끝맺을 수 있도록 헌신해라"라고 말입니다. 네 글쓰기는 헌신이에요. 빛을 보는 일도, 남이 알아주는 일도 아니죠. 남몰래 매일 밤 잠도 아껴가면서, 심지어는 가족과의 시간조차 양보해가며 쓰는 게 글이거든요. 자기를 희생할 각오 없이는 되지 않는 게 바로 글인 셈입니다. 그것도 천천히 말이죠.

제가 카카오 브런치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문화센터에서 강연을 하고, 첫 책을 출간하고 삶이 달라졌을까요? 천만에요. 180도 달라지는 일은 흔하지 않아요. 삶이 희망만으로 충만할까요? 글쎄요, 달라진 건 별로 없어요. 돈을 벌기 위해서 직장을 매일 다녀야 하고요, 밤에는 피곤을 쪼개가며 글을 써야 해요. 늘 그렇듯이 아침과 밤은 찾아오죠. 오히려 책임과 부담만 더 늘어났어요. 그럼에도 즐겁습니다. 왜일까요? 원고를 쓰면서 지옥 같은 삶을 경험하면서도, 출간 후 환상은 없다는 걸 체감하면서도 즐거운 이유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결론은 글 쓰는 삶 자체가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직장에서 욕을 한 바가지 얻어먹어도 스트레스를 풀어버릴 글쓰기라는 재주가 있기에, 내가 마음먹은 걸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글쓰기에 있기에, 글쓰기 자체가 겸손하게 자신의 삶을 비추는 경험이 되기에 행복한 거죠.

글쓰기 모임을 만든 이유

그 이유가 글쓰기 모임을 만든 기폭제가 됐어요. 쌓은 노하우의 보따리를 함께 푸는 즐거움도 한몫을 차지하고요. 혼자 안고 있는 건 어리석어요. 글 쓰고 싶어 안날단 사람이 자신의 잠재성을 발견하도록 끌어주고 밀어주는 거죠. 잠재 능력은 누군가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두드러지거든요. 제 역할이 그런 부분이라 생각해요.

쓰는 게 첫 번째로 중요하고, 그다음은 어떤 글을 쓸 것인가 정립해야죠. 대부분은 직업과 연관되어 있어요. 내가 모르는 분야는 글로 탄생시기가 쉽지 않아요. 어마어마한 양의 공부가 수반되거든요. 글을 쓰기 위해서 분석해야 할 것이 세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잘하는 것(직업), 좋아하는 것(딴짓), 사회적인 것(타인의 관심) 말이죠. 이 글을 다른 사람이 쓸 수 있는가, 그것이 초점이라고 생각해요. 꾸준히 글을 쓰면 자신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죠. 그런 날이 쌓이면 방향이 잡히고 기획이라는 것도 나오겠죠.

힘든 싸움이에요. 다만 싸움을 혼자 하는 것보다 같이 하면 덜 힘들잖아요. 그런 역할을 하는 게 제 소임이라고 생각해요. 글쓰기로 돈을 벌고자 하는 의도는 없어요. 저에게는 탄탄한 직업이 따로 있기 때문이죠. 내 직업에 충실하면서도 딴짓(글쓰기)을 가능하게 하는 건 바로 안정적인 직업이 아니겠어요. 직장에 다니면서 피곤을 무릅쓰면서 밤에 딴짓을 하느냐는 질문에 답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쓰기 모임 베이직 10주 과정



글쓰기 모임 어드밴스드 10주 과정



시즌1 모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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