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밴스드 글쓰기 모임 1차시 후기
"오늘 엄마가 죽었다"
글쓰기 수업 첫 번째 시간에 주어진, 소설 ≪이방인≫의 첫 문장이다. 어드밴스드 글쓰기 모임은 고전을 읽고 서평을 쓰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즌마다 커리큘럼을 바꾸면서 글벗들로부터 어떤 경험을 포집해낼 수 있을까, 그들은 글벗에게 어떤 통찰력을 들려줄까, 라는 기대감에 들뜬다. 선물을 곱게 포장하는 손길로 글감을 준비한다.
글쓰기 모임에서 얻는 소득 중 하나는 같은 이야기를 대하는 글벗의 다른 태도와 관점이다. 같은 소설을 어떤 시각으로 관찰하고 이해할까. 소설에 내재된 이야기를 자신의 처지에 어떻게 비출까. 소설의 주인공이 내린 결론이 그들의 삶에 어떤 가이드가 될까. 이런저런 상상의 시간을 소비하며 글을 읽는다.
이번 어드밴스드 과정에는 7분이 참석한다. 그중에서 교사로 재직 중인 분이 세분이다. 가르치는 사람을 대하는 나의 자세가 더 진중해질 수밖에 없다. 글쓰기 모임을 리드할수록 더 깊은 고뇌에 빠진다. 글벗이 고민하며 써 내려간 글을 읽는 자세도 진중하려니와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더 깊은 사유와 신중한 태도가 가슴을 압박한다. 피드백들 배달하는 손가락 끝에 힘이 들어간다.
1년 전, ≪이방인≫을 접하고 한 동안 원인모를 무력증에 시달렸다. 엄마의 죽음 앞에서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뫼르소와 나의 존재가 뚜렷이 구별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직장도 가정도 삶 자체가 공허하고 반복되는 루틴에 좌절하는 날만 매일 축적됐다. 책을 읽을수록 뫼르소에게 매료될 만큼, 자꾸만 그와 나를 비교했다. 비슷한 점 한 가지라도 찾으면 기쁨인지 슬픔인지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이 깃들고 만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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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벗들은 카뮈의 ≪이방인≫ 접하고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그것이 제일 궁금했다. 글벗들의 서평 중에서 몇 가지 문장을 소개한다.
나는 처음으로 세계의 정다운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던 것이다. 세계가 그렇게도 나와 닮아서 마침내는 형제 같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는 것을 느꼈다. 모든 것이 완성되도록, 내가 덜 외롭게 느껴지도록, 나에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사형 집행을 받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으면 하는 것뿐이었다.
글벗들 모두가 죽음을 공통적으로 이야기한다. 아마도 글벗들과 나에게 죽음은 무관심의 대상일 것이다. 뫼르소는 죽음을 앞두고 무관심의 허물을 벗는다. 그는 죽음 앞에서 생명을 얻은 것일까? 자신의 죽음으로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게 된 걸까? 생각하는 것과 생각을 글로 풀어낸다는 건 역시 어렵다.
글쓰기 모임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28일까지 모집하고 있어요.
일상적인 루틴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어요.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명확하게 분리시키고 싶어요.
내 이야기를 들어 줘요. 나에겐 공감과 위로가 필요해요.
열등감을 극복하고 싶어요.
상처가 있어요. 글쓰기가 상처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들었어요.
새로운 꿈을 꾸고 싶어요.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싶어요.
글쓰기 습관을 기르고 싶어요.
내 책을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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