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시간을 마치고
'비즈니스 사업계획서 모임' 첫 번째 시간을 무사히(?) 마쳤다. 브런치에 글을 연재한 지 만 3년이 지났지만, 그간 브런치에서 쓴 내 글의 정체성과는 사뭇 성격이 다른 모임을 열었다. 뭔가 나를 처음부터 다시 알려야 한다는 무게가 주어진 기분이다. 내 글쓰기의 시작은 정부 주도 사업계획서 작성이라고 하겠다. 15년 전 아무런 경험도 없던 나에게 미션이 주어졌는데, 그것이 바로 사업계획서 작성이었다. 당시, 경험은 없었지만 두렵지 않았다. 불가능하다고 스스로의 한계를 결정짓는 것보다 무조건 돌파하자고 마음을 먹으면 무엇이든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사람들에게 참여하게 된 계기를 다짜고짜 물었다. "이번 기수가 아니면 모임이 열리지 않을지도 몰라서요"라고 다소 엉뚱한 대답이 돌아왔다. 맞다. 모임은 어쩌면 1기로 끝날지도 모른다. 내가 수십억의 투자를 얻어낸 과거의 결실도, 사업계획서 작성에 귀신이어도 사람들의 관심을 일으키고 모객 하는 건 다른 문제다. 신청해주신 4분의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15년 동안 축적된 자료를 정리하고 최근에 선정된 사업계획서 샘플을 공개했다. 8주 동안 모범 사업계획서를 분석하고 자신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이번 모임의 목표다. 아, 개인 정보가 담긴 부분을 삭제하느라 손에 쥐가 난 건 덤이다. 재미있는 건 분명 내가 쓴 자료가 맞는데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작성의 귀재인지 망각의 귀재인지 알 길이 없다.
모임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그룹콜을 하기 위해 이번 모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를 사용했다. 통화 품질도 뛰어나고 원격 회의 기능까지 제공한다. 게다가 무료다. 광고하는 느낌이 들어 소개는 여기까지만 하겠다.
잠이 유혹하기 시작하는 시간 밤 10시, 나도 졸리고 참여한 분들도 졸음을 참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다들 힘을 내야 했다. 첫 번째로 자기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임에 왜 참여하게 되었는지, 각자가 가진 업무 역량이 무엇인지, 앞으로 개발하고 싶은 비즈니스의 그림을 어떻게 그릴지 뾰족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자기소개서에 작성한 내용을 바탕으로 창업에 도전한다면 아이템을 어떻게 현실화시킬 것인지 각자 의견을 말했다. 사업이란 추상적일수록 실패할 확률이 높다. 아이디어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아이디어를 사업화시키려면 투자금의 조달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것은 아이디어의 구체화 작업이다. 한 사람이 보유한 장점과 업무 경력, 관심사,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의 의견을 조합한다면 그럴듯한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내가 사람들과 함께 모임을 연 것도 그 이유였다.
본 과정을 성실하게 수행한다면 자신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게 될 것이다. 물론 그것이 성공할지 실패할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정부로부터 자금을 투자받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A부터 Z까지 배우게 될 것이다. 사업계획서 작성은 논리적인 글쓰기와 유사하다. 아이디어의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기초 자료를 조사하고 시장의 현황을 조사하며 기술적인 성숙도를 연구한다. 이 과정을 통하여 자신만의 사업계획서 한 편을 완성하게 된다. 마치 소설 한 편을 쓰는 것과 비슷하다.
모임에 참여한 분들이 자신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길 기대한다. 퍼실리테이터로서의 역할에 나는 충실해야 한다. 시범적인 모임이 정착되길 소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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