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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정이 Apr 02. 2020

주목받고 싶어, 주목받고 싶지 않아

세상의 관심 속에서 조금 더 유연해질 수 있기를

"어디론가 숨어 버리고 싶어..." 아이는 겁이 난 듯 생각했다.


초등학교 3~4학년쯤이었을까, 아이는 흔치 않게 생일파티에 같은 반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했었다. 생일파티의 흔한 레퍼토리인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케이크에 촛불을 끄고 음식을 나눠먹고 나서는 집 근처 학교로 다 같이 놀러 갔었다. 


"뭘 해야 더 재미있을까? 이제 뭘 하고 놀아야 다들 더 즐거울 수 있을까?" 

그렇게 무리를 이끌며 다니던 아이는 문득 직감했다. 뭔가 지금의 상황이 불편하다는 사실을. 그러자 무리를 떠나 혼자 숨어버리고 싶어 졌다. 자신 축하해주기 위해, 그리고 자기가 주인공이 되어있는 상황 속에서 그걸 누리고 있지 못하고 그걸 부담으로 느끼는 있었다는 것은 아이의 마음에 즐거웠지만 한편으로는 쓸쓸한 하루로 기억되었다.


"주목받고 싶어, 주목받고 싶지 않아."


사람들은 누구나 주목받고 싶어 한다. 물론 예외도 있겠지만 세상에서 자기를 알아주고 세상에 인정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에서 당당히 4단계를 차지하고 있는 존경의 욕구 또한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리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고 그 안에서 존경을 받고 인정받기를 원한다. 이런 것들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 자아 존중감이 낮아지거나 열등감을 갖게 된다고 한다. 


다만 주목받는 것이 쉬운 일일까? 어느 집단, 어떤 분야에서 주목받기 위해서는 감내해야 하는 것들도 많을 것이다. 남들과 차이를 드러내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할 필요도 있을 것이며, 다른 사람과 달리 주목받는 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 그리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끊임없는 변화와 노력 등, 수많은 것들이 뒷받침되어야 결국 가능한 일 일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주목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일단 주목을 받게 되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주변의 관심, 기대에 부흥하기 위한 노력, 그렇게 되지 않을 때의 좌절 등 그런 모든 것들을 감내할 수 없기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굴러 들어오는 복을 발로 차 버리진 않기를"


거창한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상위 1%의 삶이란 상상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다만 어느 곳에서든지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고 그 안에서 충분히 빛나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그런 상황 속에서 내가 빛나고 있다는 사실이 스스로 빛난다고 하여도 자신의 빛을 알아주는 사람들 속에서 더욱 빛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면 그 주변 사람들과 그 상황을 좀 더 소중히 여길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가 주변의 복들을 발로 차 버리고 혼자 나약 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금 부족해도 괜찮다며 스스로를 격려하고 다독여주자. 세상의 관심 속에서 조금 더 유연해질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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