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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우탁 Apr 21. 2016

잘못 들어선 길이 지도를 만든다.

직업과 꿈에서 갈등하는 누군가를 위하여

사실 잘 보이지도 않는 길을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제가 누군가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거울을 보면 짙게 내려온 다크서클과 죽은 듯이 자는 날 걱정하는 엄마의 표정, 그걸 보고 또 심란한 나 자신... 그런 나보다 조금은 더 우울해하며 이런 나를 부러워하는 주변의 친구들과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이 세상 청춘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적어 내려가 봅니다 :)



부모님은 IMF에 자신이 회사를 떠나면 더 많은 직원들이 떠나지 않을 수 있다며 높은 직급의 직장을 나오시고 직접 사업을 시작하셔서 지금은 번듯하고 많은 분들에게 인정받고 영향력 있는 일을 하고 계세요.

 형 또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명문대에 또 졸업도 전에 대기업에 취직하여 주변의 부러움을 샀고 부모님의 자랑으로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저 또한 어마 무시한 대기업은 아니더라도 부모님에게 걱정 끼치지 않고 자랑은 아니더라도 부끄럽지 않도록 취직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토익을 하고, 토스를 하며, 대외활동을 하면서 남들이 말하는 자소서를 채워갈 '줄'들을 만들고 있었지요.


그렇게나 노력했던 순간이 하나의 '줄'을 위해서였다는게 조금은 자신에게 소홀했다는 느낌이었다고 해야할까요..



 그 대외활동으로 했던 것이 창의 기업 컨설팅회사'크리베이트'였는데요. 처음으로 한 대외활동이고 평소에 관심도 많이 가지고 있던 '아이디어 컨설팅'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의 일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대로 마주한 첫 세상이 크리베이트여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곳에서는 순간순간이 새로웠고 자신이 보고 싶었던 세상을 그려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크리베이트의 웹 기반 아이디어 툴 '아이데이션'



 그렇게 토익과 토스를 점차 멀리하고, 전공 공부보다는 세상을 바꾸고 있는 기술들에 눈이 가고, 책을 읽으며, 세상을 관찰하는 일이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그러는 사이  넓은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을 보다 가치 있게 느끼는 세상... 그런 세상이 보고 싶어 졌고, 그런 세상을 만드는 사람이 '꿈'이 되어 자신을 깨운 것 같네요. 

 저는 자신이 흙수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람을 수저라고 표현하는 것에는 마음이 아프지만 이러는 편이 잘 와 닿을 거라고 생각이 되네요.) 한 달 동안 유럽여행도 다녀왔고, 부모님께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금은 아니지만 은수저 정도는 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전 축복받은 환경 속에서 태어났고 남들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더 많은 선택지를 가졌던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잠을 자는 때 말고도 꿈을 꿀 수 있었고, 또 그 꿈을 실제로 이뤄보자는 결심도 할 수 있었겠지요.





저는 지금 아직 모양새도 제대로 못 갖춘 새내기 팀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모두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 시행착오도 많고 문제도 많지만 지금까지 못해본 진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즐겁습니다. 의견을 부딪히고 서로가 서로의 멘토가 되고 새로운 세상으로의 길잡이가 되어 서로를 성장시키고 있다고 믿습니다. 분명 앞에 놓인 길도 험난하겠지요. 그럼에도 이 순간들이 무의미하지 않다고 믿기에, 훗날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어쩌면 찬란한 미래를 향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절대 쉬운 길은 아니었어요..ㅜㅜ



다만, 저는 운 좋게도 관심을 가진 회사에서 처음으로 워크숍을 열었고, 그 워크숍을 우연히 알게 되었고, 때마침 첫 번째 대외활동을 시작했고, 자소서의 한 '줄'이었을 순간이 인생을 바꾼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지요. 정말 감사하게도 전 자신이 되고 싶은 '직업'보다 보고 싶은 '세상'을 명확하게 찾을 수 있었으니까요.  


 친구들과 맥주 한 잔 하며 나눈 이야기에서는 '대기업을 들어가고 그만둔 이후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더 편하고 수월한 길이다.'라는 말을 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분명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능력을 키우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인연을 쌓은 후에 개인의 일을 시작하면 그래도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보다야 낫겠지요. 하지만 들어갈 수 있다는 보장도 없는 대기업의 문, 매일 밤마다, 아침마다 지쳐있는 형의 모습. 무엇보다 아련하게 펼쳐진 보고 싶은 세상이 절 굳이 이런 고된 길로 밀어 넣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자신의 길이 명확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더 많은 세상을 바라보고 그 세상에서 얻은 지식들을 차곡차곡 자신의 인사이트에 담으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가능한 남들이 '훌륭하다'라는 대기업을 목표로 하였으면 좋겠다고도 말하고 싶습니다. 분명 그러한 경험과 이력은 훗날 어떤 일을 하던지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수의 대기업에서는 분명 그곳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있겠지요?


불안은 막연하지만, 꿈은 명확하기에


전 아주 무난한 학생이고, 여전히 별로 특출 나지 않으면서도 너무나 명확한 불안감은 항상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가는 길은 모두가 가는 안정적인 포장길이 아닌 돌도 많고, 이것저것 장애물도 많은 길이겠지요.

그럼에도 제가 이 길을 가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길을 걸으면서 돌을 뽑아내고, 내가 좋아하는 꽃나무도 심고, 이런저런 정성으로 한참을 걷다 보면 언젠가 뒤를 돌아봤을 때, 말끔하게 정리되어있고 꽃이 만개하면서 사람들이 웃으면서 거닐 길이 되어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세상이 제가 꿈꾸는 세상이기에 오늘도 불안으로 떨리는 마음을 설레는 거라 되뇌며 나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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