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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맹현 Feb 26. 2021

14. 코딱지와 단백질



코로나19로 가정보육이 길어지자, 자두는 삼시세끼 밥을 차리는 일도 버겁습니다.
그래서 오늘 점심은 배달 쌀국수입니다.
고기라면 게눈 감추듯 먹어대는 녀석들이 쌀국수에 있는 고기는 맛이 없다며 먹지 않습니다.   


자두 : (아이들이 덜어낸 고기를 다시 그릇에 넣어주며) 단백질도 먹어야 해. 그래야 쑥쑥 크지.

아기호두 : (고기를 다시 덜어내며) 나는 고기 안 먹어도 돼.

자두 : 왜?

아기호두 : 나는 코딱지를 먹으니까 괜찮아.

자두 : (뭔 소리야) ?

아기호두 : 할머니가 그랬어. 코딱지도 단백질이래.


아기자두도 거듭니다.


아기자두 : 맞아. 할머니가 코딱지도 단백질이라고 그랬어. 그래서 우리는 고기 안 먹어도 돼.

아기호두 : 맞아.

자두 : 하긴, 아기호두 어릴 때 코딱지 많이 먹었지.

아기호두 : 나 지금도 먹어. 맛있어.

자두 : (정말이니. 초딩아?) 그.. 그러니…?

아기자두 : 맞아. 코딱지 맛있어! 근데 코피 코딱지는 맛이 없어.  


일반 코딱지와 코피 코딱지의 차이를 아는 너의 입맛이란…

어이도 없고, 말문도 막힙니다.


아기자두 : 엄마도 코딱지 먹어봐. 맛있어.

자두 : 싫어. 난 코딱지 안 먹어.

아기자두 : 그럼 엄만 단백질 먹어야 하니까 우리 고기 먹어. 우리는 코딱지 먹으니까 안 먹어도 돼.


자두의 접시에 고기가 그득 쌓입니다.  

단백질 문제는 이렇게 해결됩니다.





코딱지가 단백질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너희의 말, 묘하게 설득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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