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가정보육이 길어지자, 자두는 삼시세끼 밥을 차리는 일도 버겁습니다.
그래서 오늘 점심은 배달 쌀국수입니다.
고기라면 게눈 감추듯 먹어대는 녀석들이 쌀국수에 있는 고기는 맛이 없다며 먹지 않습니다.
자두 : (아이들이 덜어낸 고기를 다시 그릇에 넣어주며) 단백질도 먹어야 해. 그래야 쑥쑥 크지.
아기호두 : (고기를 다시 덜어내며) 나는 고기 안 먹어도 돼.
자두 : 왜?
아기호두 : 나는 코딱지를 먹으니까 괜찮아.
자두 : (뭔 소리야) ?
아기호두 : 할머니가 그랬어. 코딱지도 단백질이래.
아기자두도 거듭니다.
아기자두 : 맞아. 할머니가 코딱지도 단백질이라고 그랬어. 그래서 우리는 고기 안 먹어도 돼.
아기호두 : 맞아.
자두 : 하긴, 아기호두 어릴 때 코딱지 많이 먹었지.
아기호두 : 나 지금도 먹어. 맛있어.
자두 : (정말이니. 초딩아?) 그.. 그러니…?
아기자두 : 맞아. 코딱지 맛있어! 근데 코피 코딱지는 맛이 없어.
일반 코딱지와 코피 코딱지의 차이를 아는 너의 입맛이란…
어이도 없고, 말문도 막힙니다.
아기자두 : 엄마도 코딱지 먹어봐. 맛있어.
자두 : 싫어. 난 코딱지 안 먹어.
아기자두 : 그럼 엄만 단백질 먹어야 하니까 우리 고기 먹어. 우리는 코딱지 먹으니까 안 먹어도 돼.
자두의 접시에 고기가 그득 쌓입니다.
단백질 문제는 이렇게 해결됩니다.
코딱지가 단백질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너희의 말, 묘하게 설득력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