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기자두와 앤서니 브라운의 <기분을 말해봐!>를 읽습니다.
자두 : 너는 어떨 때 슬퍼?
아기자두 : 나는 엄마가 슬플 때.
자두 : 엥? 그럼 어떨 때 기뻐?
아기자두 : 엄마가 기쁠 때.
자두 : (이런이런) 아기자두야, 엄마가 슬퍼도 네가 슬프지 않으면 안 슬퍼도 되고, 엄마가 기뻐도 네가 기쁘지 않으면 안 기뻐도 돼.
아기자두 : 아니, 엄마가 슬프면 그게 나한테 배달이 돼.
자두 : (미소를 짓는다) 엄마 감정이 전달이 된다고?
아기자두 : 아니! 배! 달! 택배처럼 배달이 된다고.
자두 : 그랬구나. 엄마 감정이 배달됐구나.
생각해보니 그렇다. 타인의 감정은 배달된다.
그러니 누군가의 감정을 받아주기 힘들다면 부재 중일 때처럼 받지 않아도 괜찮다.
초인종이 울려도 나가보지 않아도 괜찮다.
혹여, 네 것인 줄 알고 들였더라도 열어보니 네 것이 아니라면 반송해도 괜찮다.
타인의 감정은 그런 것이다.
배달될 뿐, 받느냐 마느냐는 온전히 너의 몫이고 너의 자유다.
너는 나보다 훨씬 좋은 인간으로 성장할 것 같아 가끔은 걱정이 된다.
'착해'서 네가 품지 못할 타인의 감정까지 온전히 받아주는 사람으로 자라지는 않을까?
고백하자면 나도 그런 일들로 버겁고 힘든 적이 참 많았다.
타인의 감정은 중요하지만, 또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배달된 감정을 마음의 집에 들이기 전에 네 마음부터 잘 살펴보기를,
힘들면 거절해도 되는 단단한 마음을 스스로에게 가져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