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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경 Nov 10. 2019

꽃지 해변 할미-할아비 바위 진짜 이야기를 아시나요?

여행지 전설, 꽃지 해변 할미-할아비 바위




국가 명승지, 태안 꽃지 해변 할미-할아비 바위 진짜 이야기를 알고 있나요?


오랜만에 태안 안면도 꽃지 해변을 다시 찾아왔습니다. 언제나 늘 그렇듯 할미 바위와 할아비 바위는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았던 꽃지해변 여행 안내판을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내려오는 두 바위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짧게 '서로 사랑한 부부에 얽힌 슬픈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 바위'로만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 역시 여행안내 표지판에 적힌 딱 그만큼만 알고 있더군요. 만약  누가 두 바위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고 저에게  물어본다면 그냥 말문이 막힐것 같습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이곳에 담겨 있는 자세한 이야기를  찾아보았지요.


먼저 여기를 거쳐간 여행자들이 어떻게 알고 있는지부터 살펴봅니다. 대부분 전쟁터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던 부인이 죽어 바위가 되었다는 할미 바위이야기만 있습니다. 간혹 '뒤늦게 집에 돌아온 남편 역시 아내 죽음을 슬퍼하다가 할아비 바위가 되었다는 설'도 나와 있지만 어떤 이야기가 진짜일지 궁금해질 정도로 두 바위에 대한 이야기는 다 다릅니다.


다행히도 충청남도 홈페이지에서 태안군청이 내놓은 '공식 기사'를 찾아냈습니다. 태안군청 역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국가 명승지 꽃지 해변 할미-할아비 바위에 대한 진짜 이야기가 잘 알려지지 않는 점에 대해 아쉬워하고 있더군요.


외국에도 '이게 진짜야?' 할 정도로 신기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여행지가 많이 있습니다. 성공한 유명 여행지는 그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면서 방문객이 여행 경험으로 담아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할미-할아비 바위처럼 좋은 이야기를 갖고 있으면서도 국내외 방문객에게 그걸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 경우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죠. 아쉬운 마음에 태안 안면도 꽃지 해변 두 바위에 전해 내려오는 진짜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옛날 통일신라 시대, 지금 안면도 방포에 승언 장군과 미도 부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서로 행복하게 지내던 어느 날, 승언 장군은 장보고 장군 명을 받고 전쟁터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승언 장군은 사랑하는 미도 부인에게 작별인사를 하면서 빠른 시일 안에 무사히 잘 다녀올 것을 약속하였지요.

미도 부인은 매일 바닷가 바위섬 꼭대기에 올라가 남편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기다리던 남편 소식은 들리지 않고 안타까운 시간만 계속 흘러갔습니다. 몇 해가 지나도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미도 부인은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그 안타까운 마음을 기려 마을 사람들은 미도 부인이 매일 찾아갔던 작은 바위섬을 '할미바위'로 불렀습니다.

그로부터 몇 해 후, 갑자기 바닷가 마을에 무시무시한 천둥번개가 치면서 큰 폭풍우가 일었습니다. 그리고 날이 개자 마을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외롭게 홀로 서 있던 할미 바위 옆에 처음 보는 바위섬 하나가 우뚝 솟아 올라왔습니다. 사람들은 죽은 승언 장군이 사랑하는 부인 옆에 있고 싶어 섬이 되어 나타났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이 섬을 할아비 바위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바닷물이 빠져나가는 썰물 시간이 될 때마다 두 바위섬은 하나로 이어져 살아생전 만나지 못한 애틋함을 서로 달래는 중이랍니다.


태안 안면도 꽃지 해변 할미-할아비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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