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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em Jan 22. 2021

연애를 하며 배운 것들 EP.0

추억은 사랑을 닮아


"코로나 심한데 잘 지내고 있어?" 


 2020년 2월, 코로나를 핑계 삼아 내 마음을 전송했다. 답장은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고, 얼마 후 우리의 연애는 시작된다. 


 똥강을 처음 만난 건 2015년 겨울이었다. 제대 후 군대 친구들과 같이 클래시 오브 클랜이라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여러 사람이 모인 '클랜'이라는 곳에 들어가 다른 클랜과 전쟁을 하고 보상을 받는 구조였다. 친구들과 함께 클랜을 만들어 게임을 하던 중, 친구 여동생의 클랜이 더 크고 재미있을 것 같으니 옮기자는 의견이 나온다. 그렇게 우리는 다 같이 클랜을 옮기고, 나는 처음 똥강을 만난다. 


 똥강은 클랜의 공동대표 중 한 명이었다. 그 당시 나는 게임을 꽤나 열심히 하고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클랜 내에서 주목을 받았고, 간부로 올라간다. 약 40명가량의 클랜원 톡방도 있었고, 간부들만의 톡방도 따로 있었다. 연령대가 다양했지만 똥강과 나는 연령대가 비교적 비슷했고 자연스레 가까워진다. 톡방에서만 주고받던 대화를 개인 톡으로도 주고받기 시작하고, 나중에는 실제로 만나기로 한다. 건대에서 처음 만난 똥강은 눈이 부시게 예뻤다. 더 놀라웠던 사실은 처음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똥강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 나누는 대화가 오랜 친구였던 것처럼 참 편안하고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첫 만남 이후, 우리는 한 층 더 가까운 사이가 된다.  


 개그 코드도 맞고, 대화도 잘 통하며 편안함을 주는 사람을 만난 건 삶을 통틀어 몇 번 없는 경험이다. 이런 만남에서 느끼는 감정은 살면서 몇 번 찾아오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이런 만남은 살면서 잊을 수 없는 깊은 향기를 남기기 마련이다. 똥강은 나에게 그런 사람이었다. 단순히 매력적인 이성이 아닌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해 주는, 나아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해주는 그런 사람.

이런 경험은 흔치 않고, 이런 감정을 감당하기에 우리는 서투르고 어렸다. 서투름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되고 어렸기에 그 상처를 다루는 법을 몰랐다. 결국 우리는 연인과 친구 사이의 애매한 관계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남긴 채 멀어지게 된다. 그렇게 우리의 첫 이야기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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