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나는 전생에 도인이었을까.
현생의 나는 깨달음을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좋은 글귀나, 문구를 보면 크게 감동하며 적어 두거나, 마음에 새겨 둔다.
최근 “유 퀴즈 언더 블록”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며 또 한 번 크게 깨달음을 얻었는데,
그때의 내용이 너무 좋아 많은 친구들에게 카톡으로 전달 한 기억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유재석, 조세호 씨가 시민들에게 퀴즈를 내고 맞추면 상금을 주는 프로그램인데, 지나가다가 우연하게 만난 시민들과의 소소한 대화가
무척 정겹고, 재밌다. 이 두 엠씨는 가끔 시민들에게 아주 소소하면서도 철학적인 질문을 던 지 곤 하는데, 퀴즈에 참여한 시민들 중 한 작은 소녀의 답변이 고요했던 나의 마음을
크게 진동시켰다.
조세호 씨가 작은 소녀에게 물었다.
“신께서는 소녀에게 많은 것을 주셨는데, 이것만큼은 안 주셨다고 생각되는 것이 있나요?”
작은 소녀가 대답했다.
“신께서는... 제게 모두 다 주셨어요.”
조세호 씨의 질문에 신께서 내게는 무얼 안 주셨는지 나도 생각해 보고 있던 찰나였다.
이건 주시고, 이건 안 주신 것 같아, 이것도 좀 주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 이렇게 나의 단점과 부족한 점을 되돌아보고 있던 때 들려온
그 소녀의 답변은 정말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답변이었다. 나이와 상관없이 이 소녀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주는 한 명의 스승이었다.
나이와 상관없이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나이를 특히 잘 따지는 대한민국에서 나이와 경력은 마치, 그 어떤 큰 권력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나이에는 큰 힘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게는 지금 TV에 나오는 저 소녀가 그 누구보다 성숙한 어른처럼 보였다. 그저 가만히 앉아서 찾아오는 세월을 무기 삼아, 그것으로 제 몸을 부풀리는
것에 사용하는 어른 말고, 진짜 어른 말이다. 그렇게 TV에 등장한 한 작은 소녀의 대답은 꽤나 오랫동안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