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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영 Sep 21. 2023

경계.[글]

경계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데,

나방 한 마리가 날아와

내가 앉은 테이블 옆 커튼에 철썩하고 붙었다.


나는 차를 마시는 내내,

이 녀석을 경계해야만 했다.


갑작스레 날갯짓을 하며

나의 얼굴을 향해 돌진할 수도 있고,

여차하면 나의 찻잔에 풍덩하고 빠질 수도 있다.


이 자리에 앉아 머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나의 신경을 곤두세워

경계심을 가지는 일 뿐.


차 한잔의 여유,

평범한 일상,

그리고 약간의 경계심.


조금 특별한 것처럼 보이나,

어쩌면 이것은

오늘날 우리 모두의 일상이 아닌가 싶다.




갑작스레 날아 온 나방 한 마리.(2023), 사진: 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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