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데,
나방 한 마리가 날아와
내가 앉은 테이블 옆 커튼에 철썩하고 붙었다.
나는 차를 마시는 내내,
이 녀석을 경계해야만 했다.
갑작스레 날갯짓을 하며
나의 얼굴을 향해 돌진할 수도 있고,
여차하면 나의 찻잔에 풍덩하고 빠질 수도 있다.
이 자리에 앉아 머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나의 신경을 곤두세워
경계심을 가지는 일 뿐.
차 한잔의 여유,
평범한 일상,
그리고 약간의 경계심.
조금 특별한 것처럼 보이나,
어쩌면 이것은
오늘날 우리 모두의 일상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