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잠이란? 현실도피? 충전 중?

by 양수리 감성돈

2020년 3월 30일-나로 살기 90일째


백수라서 맨날 쉬는데... 또 쉰다고 하면 허허 헛~웃음이 나지만,

주말은 특히 잘 쉬고, 잘 먹고, 아무도 안 만나고, 아무것도 안 하려고 노력한다.

백수에게도 평일은 혼자만의 루틴이 있다. 일어나서 밥 먹고, 설거지 하고, 산책하고, 카페를 가거나 차 한잔을 주문해서 집에 와서 마신다. 구독하는 신문을 읽고, 집안일을 하고, 뉴스를 보고, 주식 상황 살펴보고, 이러저러한 혼자만의 작업을 하다가 밤 12시가 되면 새벽 5시가 될 때까지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그래서 새벽 5~6시쯤 잠이 들면 오후에나 일어난다.

그러나 주말에는 어디 나가기를 꺼려한다. 동네가 관광지라서 일단 차도 많고, 사람도 많다. 카페를 가서 차 한잔의 여유를 누리고 싶어도 관광객으로 만원을 이룬다. 그리고 우리 동네 커피숖은 웬만하면 커피 한 잔이 7천원이다. 헐... 이 돈을 주고 동네 사람이 차 마시기는 부담이 되니, 저렴한 곳, 사람이 없는 구석 구석으로 커피숖을 찾아 다닌다. 주말에는 이마저도 관광객들이 많아서 집에서 차를 마신다. 어디를 나가고자 해도 관광 오는 사람들, 서울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의 차가 막혀서 옴짝달싹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주말에 누구 만나지 않은 지 꽤 되었다. 물론 백수라서 평일에 만나는 게 편하고, 교통편도 원활하다.


백수가 된 지 90일째 되어서 그런가, 이게 다 코로나 때문인가, 요새 잠이 많아졌다. 잠을 많이 잘 때 정신과 의사선생님과 상담을 한 적이 있다. 그때 현실 도피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잠 보다는 산책을 좀 더 하고 햇빛을 받고 움직이라는 조언을 받았다. 그리고 또 어떤 책에서는 작가가 여러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고 있었다. 어떤 사람이 질문을 한 게 본인이 요새 잠을 너무 많이 자서 걱정이라는 것이다. 작가가 말했다. 지금 충전중인거라고. 완충되기 위해 충분히 잠을 자고 있는 거라고. 나는 어디에 속하는 걸까.

요새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겼다고 한다. 코로나 19와 우울을 뜻하는 블루가 합성어라고 한다. 내가 우울한가? 그렇게 생각해보면 우울한 건 아니다. 평범한 일상이 아니라 새로운 일상을 살아야 하고, 그것을 찾기 위해 노력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사람 만나는 것과 모임을 자제하고 있다. 늘어난 잠은 현실도피인가, 충전중인것일까. 나도 잘 모르겠다. 그저 시간이 될 때 조금 더 책을 보려고 한다. 책으로 여행하고, 공감 받고, 위로 되고, 일상을 살아보려고 한다.


아참! 처음에 말했던 대로 <찌질해도 괜찮아>글 연재는 100일을 채우고 마무리 하려고 한다.

앞으로 10일, 10편 정도의 글이 남았습니다. 미리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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