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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Sep 25. 2020

발가락 힘줄 염증이라구요? 나 뭐 한 게 없는데...

어제 일어나면서 발바닥에 작은 통증을 느꼈다. 모기가 물었나? 자다가 발가락 어디 박았나? 시간이 지나고, 할머니 댁 가기 위해 아버지의 승용차를 타면서 통증이 심해졌다. 왜 이러지? 왜 이러지? 그냥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들려고 하는데 발가락이 너무 아팠다. 어디 멍이 든 것도 아니고, 부은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아프지? 그렇게 잠 못 이루고 아침에 정형외과를 갔다. 엑스레이를 찍고 통증과 관련하여 이것저것 묻더니, 의사가 말했다.

“발가락 힘줄에 염증이 생겼네요. 당분간 걷는 것 조심하시고, 잘 쉬세요.”    


’어머나, 세상에‘

나 백수인데... 뭘 얼마나 더 잘 쉬라는 거지.

소염제, 진통제가 들어있는 약봉투를 받으며, 내 일상에 의문이 생겼다. 최근에 날씨도 좋아지고,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자 산책을 하기 시작했다. 보통 1시간 정도, 많이 걸으면 1시간 30분이였다. 산책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되었고, 이제 좀 해볼만하다....싶었는데... 많이 걷지 말라고 하다니...

고민해 본 결과 내 잘못된 걸음걸이로 인해 발가락에 부담이 된 것 같다. 산책한지 하루만에 골반에 삐그덕거림을 느꼈는데, 이제 일주일만에 힘줄에 염증이라니... 난 내 몸을 위해 산책이나 운동을 해야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 깊은 고민에 빠진다.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인가, 나는 어디에서 온 것인가, 어디로 가는 것인가, 하아...

    

나도 안다. 내가 먹는 것을 좋아하고, 먹는 양도 많다는 것을. 음식량을 줄이기 어렵고, 먹는 것을 자제한다는 것은 큰 슬픔이라는 것을. 그래서 차라리 운동량을 늘리려고 했는데... 전선이 이것저것 얽혀버려 풀리지 않는 느낌이다. 일단, 발가락이 아프다보니 걸으려고 하면 온 몸 전체가 찌르르르 전기 통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자발적 방구석 여행을 해야할 듯하다. 오해하지마시라. 내가 백수라서 어디 불러주는데가 없어서, 나갈데가 없는 게 아니라, 발가락 힘줄 염증 때문에 피치 못할 사정으로 나갈 수 없게 된 것임을. 일단 좀 누워서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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